세계 최초 '비트코인 ETF'의 화려한 데뷔..하루새 1800억원 몰려

by성채윤 기자
2021.02.19 17:00:23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첫 상장
美 SEC도 비트코인 ETF 승인할까 기대

(사진=AFP)비트코인
[이데일리 성채윤 인턴기자] 세계 최초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가 화려하게 데뷔했다. 캐나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퍼포스 비트코인 ETF (Purpose Bitcoin ETF)`는 상장 첫날부터 우리나라 돈으로 1800억원이 넘는 자금이 거래됐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코인 ETF인 ‘퍼포스 비트코인 ETF’가 이날 세계 최초로 토론토 증권거래소(TSX)에 상장했다.

상장 직후 한 시간 동안 8000만달러(약 885억원) 넘게 거래되는 등 이날 하루 거래대금만 1억6500만달러(약 1826억원)를 기록했다.

제임스 세파트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 애널리스트는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종목 코드명이 BTCC로 상장된 이 ETF의 첫날 거래액은 캐나다 증시의 다른 일반적인 ETF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 ETF는 이날 TSX 거래대금 상위 10대 종목에도 이름을 올렸다.

비트코인 ETF는 캐나다 자산운용사 퍼포스인베스트먼트가 ‘퍼포스 비트코인 ETF’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상품이다. ETF는 펀드 형태의 투자 상품을 상장시켜 투자자들의 접근성과 환금성을 키운 금융 상품이다. 블룸버그는 “유럽에 가상화폐 자산을 추적하며 ETF와 유사하게 기능하는 상품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 종목은 ETF라는 명칭이 처음 붙은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도 허가 여부는 아직 장담할 수 없지만 몇몇 ETF 발행 신청이 접수된 상태”라고 전했다.



캐나다에서 북미권 최초의 비트코인 ETF가 등장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이와 유사한 상품을 승인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일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간접적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그레이스케일신탁의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유일하다. 이 신탁은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장외시장에서 거래돼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그레이스케일에 유입된 자금은 거의 60억달러(약6조7000억원)으로 대부분 기관투자금이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우리나라 시각으로 19일 오후 4시 50분께 5만17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6일 사상 처음으로 5만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18일 5만2600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거래 기관을 규제할 수 있다고 밝힌 이후 가격이 소폭 내려앉은 모습이다.

다만 미국 뉴욕 월가에선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 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오랫동안 투자를 선호해온 금과 달리 “비트코인이 부양 자산(Stimulus Asset)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트위터에 게재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인 빌 게이츠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트코인을 팔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과거의 부정적인 태도를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