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첫 대규모 헬륨 공장 문열어…미국산 의존도 낮춘다
by신정은 기자
2020.07.28 15:59:38
연간 20톤 생산…향후 생산시설 확대 가능성
작년 헬륨가격 두배 올라…미중 무역전쟁 영향
| 중국의 첫 화성 탐사선 톈원(天問)-1호를 운반할 창정(長征)-5 Y4 로켓이 23일 하이난성의 원창 우주발사장 발사대를 이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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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헬륨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최초로 독자 생산 시설을 가동했다.
28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닝샤(寧夏) 후이족(回族) 자치구 옌츠(鹽池)에 위치한 천연가스 가공 공장 내부에 헬륨 공장이 21일 문을 열었다. 중국 최초의 상업 헬륨 생산공장으로, 연간 약 20톤의 액체 헬륨을 생산할 전망이다.
중국이 매년 4300톤 이상의 헬륨을 쓴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한 양은 아니다. 하지만 수입산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큰 만큼 향후 중국이 추가로 수백개의 시설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헬륨은 반도체 등 첨단제품 생산에 필요한 중요 연료이다. 끓는 점이 낮아 냉각제로 주로 사용되며 로켓의 연료로도 사용된다
현재 세계 헬륨생산은 미국이 60%, 카타르가 30%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헬륨 대다수는 천연가스 생산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온다.
중국과학원 물리화학연구소는 중국 천연가스 공장에서 나오는 폐기물에 상당량의 헬륨이 포함된 것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해 이번 생산 시설을 만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헬륨 가격은 2배 이상으로 뛰었다. 헬륨 가격 변수는 다양하겠지만 최근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인한 갈등도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특히 미중 갈등으로 중국이 미국에 희토류 공급을 중단해 ‘무기화’한다면 헬륨은 미국의 보복 수단이 될 수 있다. 미국은 희토류 수입량의 약 80%를 중국에서 공급받고 있다.
다만 중국이 헬륨 생산 시설을 추가로 건설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과학자는 “중국이 헬륨 자립에 도달하기 위해선 적어도 10년 정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중국이 세계시장에서 헬륨을 여전히 구매 가능한 만큼 헬륨 국내 생산을 목표로 할 것이 아니라 수입량을 전략적으로 늘려 대규모 비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