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용성 등 8개구 고가단독주택 공시가 다시 오른다

by정병묵 기자
2019.04.17 17:16:00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세종=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개별 단독주택 공시가격 재조정’이란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표준으로 정한 단독주택보다 지자체가 이를 기초로 산정하는 개별주택의 공시가격이 훨씬 낮게 책정됐기 때문으로, 오락가락 공시가 산정에 납세자인 주택 보유자들만 혼란을 겪게 됐다.

17일 국토교통부는 단독주택 공시가격을 낮게 책정한 서울 8개 자치구에 시정을 요구했다. 대상은 9억원 이상(시세 12억원 이상)인 고가 주택이 밀집한 마포·용산·성동·강남·동작·서대문·종로·중구 총 9만여 가구 가운데 456가구다.

김규현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올해 표준주택과 개별주택 공시가 차이가 3%포인트 이상 벌이진 8개 자치구를 조사한 결과 표준주택을 잘못 선정해 개별주택 특성을 잘못 입력한 경우가 90%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며 “각 자치구에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를 통해 조정하도록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가령 강남구 A동 소재 한 개별주택(올해 공시가격 25억3000만원)은 인근에 특성이 유사한 표준주택 B(올해 공시가격 18억1000만원)가 아니라 접근성이나 시세가 차이나는 다른 표준주택 C(올해 공시가격 15억9000만원)를 선정해 공시가를 매겼다.



해당 자치구들도 국토부의 지적에 ‘문제된 사례를 시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결국 이달 30일 최종 공시에서는 또 다시 공시가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단독주택은 정부가 연초 발표한 ‘표준주택’을 바탕으로 지자체가 ‘개별주택’을 산정한다. 그러나 이달 초 서울 일부 자치구에서 개별 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표준주택 상승률보다 전례 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불거졌다. 이날 국토부가 발표한 표준주택 대 개별주택 공시가 상승률 격차를 보면 용산구는 7% 넘게 차이가 난다.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주택 보유자들이다. 이미 지난달부터 내 집의 공시가가 얼마인지 확인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공시가가 크게 뛰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임재만 세종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시가격 산정은 정확하고 공정해야 하는데 이번 사태로 내 집의 공시가격이 과연 맞게 산정됐는지, 세금을 맞게 내고 있는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시세의 60% 밖에 안 되는 공시가 현실화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과도하게 올리다 보니 이러한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