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면 무료"..2년 만에 '일본 웹툰' 2위 성과 낸 카카오

by김현아 기자
2018.04.17 15:51:14

4년의 실패 딛고 NHN재팬 센터장 출신 김재용 대표 영입
2016년 4월, 6명 이용자로 시작..지금은 라인망가 이어 출판앱 2위
광고없는 '본질' 충실..만화 읽기 이끄는 '기다리면 무료'전략도 먹혀
8월 픽코마TV 동영상 서비스 오픈

[도쿄(일본)=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17일 일본 토호 시네마스 롯폰기 힐스에서 만화 플랫폼 픽코마(piccoma) 출시 2주년 기념행사를 진행 중인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다.
지난 2011년 설립한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재팬이 웹툰 ‘픽코마’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일본 진출 초기 카카오는 야후재팬과 합작사를 만들었지만 정리했고 조직을 추스른 게 2015년 5월. NHN재팬(현 라인)센터장 출신인 김재용 씨를 카카오 재팬 대표이사(CEO)로 영입했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는 “당시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웹툰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1년여의 준비 끝에 2016년 4월 만화 플랫폼 ‘픽코마’를 내놓았는데 첫 열람자는 6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년만에 다운로드수 800만 명, 하루 방문자 120만 명에 달하는 일본 내 출판앱 2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낳았다.

카카오재팬 연혁
올해 1분기 매출액이 8억2400만엔(약 82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46% 증가했고, 일본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통합앱 매출액 기준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넷플릭스를 제치고 8위를 기록했다.

김 대표는 “픽코마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만화앱으로 일본 앱 순위 50위안에 포함된 것은 라인망가와 픽코마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애플 App Store+구글 PlayStore 통합 매출 기준 순위
픽코마의 성공요인은 광고 제로(Zero) 전략과 ‘기다리면 무료’로 열람심리를 자극하는 판매방식이다.

김 대표는 “사실 광고를 앱에 붙이면 매달 1억 엔(10억 원) 정도의 이익이 난다”면서도 “하지만 광고는 ‘어른들이 대신 돈을 지불했으니 젊은이들은 공짜로 보라’는 것인데 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작가나 작품 자체에 돈을 지불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픽코마’ 앱에 광고를 달지 않는 것은 웹툰의 경쟁자가 바로 웹툰에 많이 달리는 게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웹툰이 있는 일본내 전자책은 2천억 엔(2조 원) 정도인데 게임 하나 매출이 2천억 엔 되기도 한다”며 “웹툰에 ‘게임 할래?’라는 광고를 달지 여부를 멤버들과 고민하는 것”이라고 했다

광고없는 픽코마 앱(왼쪽)
‘기다리면 무료’, ‘지금만 무료’, ‘3권까지 무료’ 등은 만화 인구를 늘리면서 차츰 마니아로 이끄는 카카오재팬이 개발한 방법이다.

김재용 대표는 “날마다 만화를 읽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게 포인트”라면서 “처음에는 업계에서 반신 반의했지만, 일본 대형출판사 등도 속속 이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 그는 NHN재팬 출신이다.
김 대표는 “한국의 카카오페이지, 다음웹툰과 중국 텐센트,콰이콴 등과 함께 한·중·일 웹툰 공모전을 열고 동시에 각국 1,2,3위 웹툰을 뽑아 서비스하면서 최고 인기 웹툰을 고르는 이벤트를 하고 싶다”며 “세 개 국가의 문화적 감수성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카카오재팬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픽코마TV를 8월 출시한다.

인기가 검증된 만화들을 영상화해 픽코마TV에 독점 공급하고, 픽코마TV 영상 콘텐츠들 중 인기가 높은 작품들을 만화로 재제작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주요 배급처인 my theater DD와의 협업으로 우수 작품들을 적기에 서비스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카카오재팬이 서비스하는 ‘픽코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