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경쟁시대’ 바른정당 출항…반기문 연대가 변수(종합)

by김성곤 기자
2017.01.24 16:29:35

24일 중앙당 창당대회…초대 당 대표에 5선 정병국 의원 선출
창당 이후 차기 대선 세몰이…남경필 25일·유승민 26일 출마선언
반기문 영입 위해 연일 러브콜…성공시 새누리당 의원 추가 합류 기대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바른정당 창당대회에서 김무성 의원과 지도부들이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혼란을 초래한 박근혜 정부에게 헌신했던 과거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임현영·조진영 기자] 보수의 경쟁시대가 열렸다.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후폭풍 속에서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30여명의 비박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바른정당이 공식 출범한 것. 연말 새누리당 탈당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의 진검승부가 시작된 것. 바른정당은 새누리당을 제치고 보수의 대표세력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입장이다.

바른정당이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가장 다급한 것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연대 문제를 매듭짓는 것이다. 바른정당은 유승민 의원, 남경펼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차기 주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지율에서는 최하위권이다. 반기문 전 총장의 영입은 바른정당에 천군만마다. 반 전 총장이 합류할 경우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의 추가 합류도 예상된다.

◇바른정당, 무릎꿇고 대국민 사죄…정병국 “패권주의 청산하고 수평정당 되겠다”

바른정당은 24일 오후 2시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었다. 장제원 대변인과 정미경 전 의원의 사회로 막을 올린 창당대회는 대국민 사죄로 문을 열었다. 정병국 대표는 물론 유승민·김무성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지도부 인사 30여명이 무대에서 무릎을 꿇었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혼란을 초래한 박근혜 정부에게 헌신했던 과거를 반성하는 의미에서다. 김무성 의원은 “박근혜 정부 탄생을 위해 온마음을 바쳐 헌신했다”면서 “그러나 대통령 헌법위반과 국정농단 사태 막지 못한 사태 책임하면서 통절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께 사죄와 용서를 구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바른정당은 이날 창당대회에서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 구성도 마무리했다. 또 정강·정책과 당헌 등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초대 당 대표는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이 추대됐다. 최고위원에는 김재경, 홍문표, 이혜훈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맡는다.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지명직 최고위원을 맡았다. 정병국 대표는 “우리가 새누리당을 탈당한 이유는 새누리당이 ‘자유주의’, ‘민주주의’, ‘공화주의’라는 보수의 기본 가치를 배신했기 때문”이라면서 “지긋지긋한 패권주의를 청산하고 진정으로 당원이 중심이 되는 ‘수평정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바른정당은 창당 이후 본격적인 대선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오는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유승민 의원은 2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대권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바른정당, ‘반기문 영입’ 러브콜…반기문, 합류 가능성 시사

바른정당의 순항 여부는 반기문 전 총장의 영입에 달려있다. 바른정당은 반기문 전 총장의 합류를 확신하면서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바른정당은 반 전 총장의 각종 구설수에 대해서도 별다른 비판 논평을 내지 않았다. 또 대선후보 선출과 관련해 완전국민경선 또는 국민참여경선을 채택한 것 역시 반 전 총장을 고려한 대목이다. 외부에서 영입된 후보 역시 전국적 지지를 기반으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병국 대표는 “반 전 총장이 입당할 경우 완전국민경선 수준의 대통령후보 경선 과정을 만들어서 당내 대선주자들과 공정하게 경쟁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내 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와의 경쟁과정에서 공정성을 담보하겠다는 의지다. 반기문 전 총장과 교감해왔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반기문 전 총장이 입당할 경우 적극 돕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반 전 총장의 합류 가능성이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정병국 대표와의 전화통화에서 “바른정당의 창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비전과 정책제시를 통해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고 새 희망을 주기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사실상 합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 다만 바른정당에 곧바로 입당할지 기존 여야를 떠나 제3지대 빅텐트론 구축에 나설 것인지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아울러 반 전 총장이 바른정당을 선택할 경우 새누리당은 사실상 해체 수순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정당은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의 무더기 합류로 국민의당을 누르고 원내 제3당으로 도약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