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총 전 정의당 눈물 호소...장혜영 “중처법 가슴 졸이며 지켜내”

by김혜선 기자
2024.02.01 17:36:17

민주당, 의총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안 거절
의총 전 눈물 호소한 산재 유가족들 “바로 어제도 사망사고 발생”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1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협상하던 중대재해처벌법 유예안이 결국 결렬됐다. 정부 여당에서 ‘중처법 2년 유예’·‘산업안전보건청 2년 후 설립’ 제안으로 중처법 유예안 협상이 급물살을 탔지만, 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 격론을 벌인 끝에 이러한 중재안을 거절하기로 했다.

1일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민주당 의원에 호소하는 강은미 정의당 의원과 산재 유가족들. (사진=정의당 제공)
이날 민주당이 중처법 협상안을 거절하기 직전에는 정의당 소속 의원들과 산업 현장에서 자식을 떠나보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이용관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 공동대표, 경동건설 산재사망 피해자 고 정순규 님의 아들인 정석채씨 등 유가족들의 눈물 호소가 있었다.

유가족들은 민주당 의총이 열린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손을 잡고 “중처법 유예를 막아 달라”고 외쳤다.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인 이용관 공동대표는 민주당 의원을 끌어 안고 “(중처법 유예안을) 좀 막아 달라”고 눈물을 보였다.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이사장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시도 반대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민주당 의원들에 “막아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정석채씨는 “바로 어제 부산 기장에서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며 “중처법을 유예하면 사람이 더 죽어도 상관 없다는 것이지 않느냐. 유가족이 얼마나 더 생겨야 하느냐”고 울먹였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이태원특별법은 시민 안전에 대한 법이고 중처법 역시 시민안전법이다”라며 “이태원특별법이 필요하다면 중처법도 필요하다. 민주당은 둘 중 취사선택을 못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날 민주당 의총에서는 팽팽한 찬반 토론 끝에 중처법을 원리원칙대로 가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산업안전보건청 설립은 안전사회로 가기 위한 상당한 진전임은 분명하다. 그것과 중처법 시한 유예를 추가로 하는 것을 논의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며 “그러나 의총에서 확인한 것은 의원들 상당수가 그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민주당의 중처법 유예 거부 결정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연히 순리대로 시행되었어야 하는 법을 이렇게 가슴 졸이며 지켜내야 하는 현실이 기가 막히지만, 이 기가 막힌 현실 에 굴하지 않고 수많은 노동자들의 희생 위에 만들어진 법을 투쟁으로 지켜낸 오늘이 다행스럽고 자랑스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