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얼어붙자 가계대출 증가세 주춤…3개월째 3조원 밑돌아
by김정현 기자
2019.04.11 16:43:05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 834조1000억원..전월비 2조9000억↑
전년동월 4조3000억원 대비 증가폭 대폭 축소돼
부동산 거래 급감 영향..서울 주택매매 4개월째 2천호 그쳐
| 서울 시내 한 은행지점에서 한 시민이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대출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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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가계대출 증가율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3개월 연속 3조원을 밑돈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가계대출이 월평균 5조원 이상씩 증가했던 것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11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전월 대비 2조9000억원 증가한 834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월(+2조5000억원)보다는 증가규모가 소폭 늘어났다 그러나 전년 동월(+4조3000억원)보다는 증가세가 대폭 축소됐다.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주택매매 수요가 줄어들었다.
3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000호로 전년 동기(+1만4000호) 대비 큰 폭 축소됐다.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째 2000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전월 대비 2조8000억원 늘어났다. 신규아파트 입주 관련 집단대출이 늘고 전세자금 수요도 지속하면서 주담대 수요로 이어졌다.
지난달 주담대 증가규모는 전월(+2조4000억원)보다는 컸는데, 크게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지난해 월평균 주담대 증가규모인 3조2000억원에 비해서 낮은 수준이다.
은행 가계대출 중 기타대출(신용대출) 증가세는 큰 폭 둔화했다. 지난달 가계의 기타대출은 전월 대비 1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들어 기타대출은 미미하게 증가하거나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지난 1월 기타대출은 전월 대비 1조5000억원 줄었고, 2월에는 거의 늘거나 줄지 않았다. 3월에는 1000억원 늘어난 데 그쳤다.
부동산 경기가 냉각되면서 주담대 억제가 기타대출 증가로 이어지는 ‘풍선효과’가 완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주담대 규제가 강해지면서 기타대출 수요가 증가한 부분이 있었는데, 최근 주택 관련한 수요들이 줄어들면서 기타대출 수요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기업대출은 3조5000억원 늘어났다. 전월(+4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중소기업대출은 일부 은행이 자영업자 대출 영업을 확대하면서 증가세가 소폭 둔화했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2조3000억원 감소했다.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기업들이 차입자금을 일시상환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