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눗방울 암호로 5G 보안 책임진다..SK텔레콤, 양자암호 첫 적용

by김현아 기자
2019.03.18 15:57:00

파동이자 입자인 양자 속성 활용..해커가 건들면 물방울처럼 변형돼 해킹 여부 알아챈다
SK텔레콤, 5G 가입자 인증구간과 데이터 전송 구간 첫 적용
국제표준화 과제 2건도 채택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SK텔레콤이 소위 비눗방울 암호키 분배로 불리는 ‘양자암호통신’ 기술로 5G 시대를 대비한 완벽한 보안을 추구하고 있다.

5G는 초연결의 속성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460억 개 디바이스가 통신망에 연결되는 가장 강력한 사물인터넷(IoT) 통신망이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응급 환자용 구급차나 자율주행차, 원격의료 기기 등이 통신망에 연결된다. 따라서 해킹 사고라도 발생하면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받는다.

SK텔레콤(대표 박정호)은 18일 △이달부터 5G 가입자 인증 서버에 지난해 인수한, 스위스 양자암호통신 원천기술업체 IDQ社의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적용하고 △다음 달부터 전국 데이터 트래픽의 핵심 전송 유선 구간인 서울 성수 국사와 -대전 둔산 국사 사이에 IDQ社의 양자키분배(QKD) 기술을 연동해 5G와 LTE 데이터 송수신 보안을 강화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음 달 출시되는 갤럭시S10 5G에 양자난수 암호칩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자사 가입자인지 확인하는 첫 구간과 5G 기지국 간 데이터 전송 구간에 양자암호를 도입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SK텔레콤 직원들이 서울 성수 교환국사에서 양자난수생성기가 적용된 가입자 인증서버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이다. SK텔레콤 제공
회사 측은 당장은 해커에 대비해 방패를 촘촘히 하는 수준이나, 단말기와 통신 장비에까지 양자암호가 장착되기 시작하면 해킹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시에나 전송장비에 양자키분배(QKD) 모듈을 공급했고, 노키아와도 추진 중이다. 삼성과는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스마트폰에 넣는 논의를 하고 있다.



양자암호는 현존 최고의 보안 기술로 꼽힌다. 곽승환 IDQ 전략혁신 부사장은 “빛(파동)이기도 하고 알갱이(입자)이기도 한 양자의 속성을 활용해 암호키를 분배하는 기술은 마치 송·수신 측에서 보면 비눗방울을 주고받는 것과 같아, 제3자(해커)가 비눗방울을 건들기만 해도 형태가 변형돼 해킹이나 복제 여부를 알 수 있다. 절대적으로 안전한 암호키분배 방식”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Global Tech. Alliance팀 심동희 리더가 양자암호통신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제안한 ‘양자키 분배를 활용하는 양자암호통신 관련 신기술’ 2건은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 표준화 부문(ITU-T) 회의에서 국제표준화 과제로 채택되기도 했다.

심동희 SK텔레콤 글로벌테크 얼라이언스팀 리더는 “양자키분배 기술을 통신망에 적용하기 위한 표준화 그룹에서 의장을 하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 회사들도 많은 표준관련 기고를 한다. 현재 관심은 많은 국가들의 협력을 이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양자암호통신 시장은 중국이 가장 큰 상황이나 우리나라도 기술력에선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