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수급에 기댄 코스피…투심 개선이 관건
by신하연 기자
2024.12.05 16:38:41
하반기 외인 18조 순매도…개인 9조 순매수
"개인 순매도 전환시 코스피 하락 불가피"
증시 주변자금 감소세…개인 매수 규모도↓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개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2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이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연이틀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외국인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하반기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증시를 지탱하는 개인 수급마저 힘이 빠지면 코스피 약세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15포인트(0.90%) 내린 2441.85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2450선 아래서 마감한 것은 지난달 15일(종가 2416.86)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 매도세 속 개인 수급이 지탱하는 코스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가 전일(4080억원 순매도)에 이어 이날도 318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매도 우위 기조를 이어갔다. 하반기 들어 이어진 매도세가 최근 정치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으로 더욱 거세진 분위기다.
외국인이 하반기 내내 매도 흐름을 보이는 동안 개인은 외국인 매물을 받아내며 국내 증시를 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개인은 이날 코스피에서 165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 4일에도 3400억원어치를 홀로 순매수하며 지수 낙폭을 줄인 바 있다.
기관은 전일과 이날 각각 160억원, 540억원어치 사들이면서 매수 흐름을 보이긴 했지만 개인 순매수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사실상 코스피 지수 하방이 개인 수급에 기대고 있는 셈이다. 하반기 전체를 놓고 봐도 외국인이 18조 391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같은 기간 9조 4420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지수 하락을 일부 방어했다.
◇증시 주변자금 감소세…개인 매수도 약화
증시 주변 자금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의 매수 여력이 한계에 부딪히면 코스피 하락세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개인 순매수가 시장을 지탱하면서 외국인 수급 부진을 상쇄하고 있지만, 투자심리 개선 없이는 이 흐름이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개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 10월 3조 7220억원 규모에서 지난달에는 908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이달 2~5일 매수 규모는 오히려 6490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증시 주변자금도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9조 8990억원으로, 11월 말의 52조 2970억원 대비 2거래일 만에 2조 4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증시 유입을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주식투자 열기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지표다.
‘빚투(빚내서 투자)’의 지표가 되는 신용공여잔고는 같은 기간 16조 5660억원으로 여전히 연중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연중 최고 수준이었던 20조 2480억원(6월24일) 대비 18%가량 쪼그라든 수치다. 연중 평균인 18조 5780억원과 비교해도 10% 이상 낮다.
고환율과 수출 부진 전망에 기업이익 전망이 지속해서 낮아지는 데다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 등이 작용하면서 투자심리가 쉽사리 회복되지 않는 분위기다.
한편 일각에서는 주요 기업들이 내놓고 있는 기업가치제고(밸류업) 관련 주주환원책이 개인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12월 밸류업 공시가 예고된 기업이 많은 상황에서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판단한다”며 “특히 삼성그룹을 비롯해 연말에 여러 대기업들이 주주환원에 나서면 주가 업사이드가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