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윤 당선인에 바라는 건…” MZ ‘공정사회’, 4050은 부동산·민생해결

by이용성 기자
2022.03.10 16:36:44

극명한 표심차 2030 남녀 "젠더갈등 풀어달라"
중년층 자영업자 "장사에 숨통 트게 해달라"
노년층, 안보위기에 "당당한 대통령 나왔다" 기대감

[이데일리 이용성 조민정 김형환 기자] “갈라치기, ‘내로남불’은 그만 보고 싶어요.” “이젠 좀 내 집을 가지고 싶네요.” “코로나19로 힘들었는데 이제 제대로 장사할 수 있는 건가요?”

20대 대통령에 오를 윤석열 당선인에 대한 시민들의 바람은 간절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무너진 경제를 살려달란 목소리는 같았지만 세대별 우선순위는 차이가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대국민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030세대, 즉 MZ세대는 ‘공정의 가치 회복’을 최우선 가치로 제시했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밀어붙이는 등 ‘공정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민주당 지지자였다고 소개한 대학생 이모(27)씨는 “사실 이번 정권이 ‘아빠 찬스’라는 단어를 처음 만들어내지 않았느냐”며 “누구는 입시부터 취업까지 피땀을 흘리는데 배신감을 느꼈다”고 푸념했다. 직장인 조모(30)씨도 “비정규직 제로를 공약이랍시고 비정규직이 갑자기 정규직이 되는 것을 보고 허탈했다”고 언급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문재인정부의 정규직화 정책에 대한 반감이 윤 당선인에 표를 던진 이유라는 설명이다.

분열의 정치를 중단해달라는 주문도 나왔다. 이번 대선은 특히 남녀간 젠더갈등 이슈가 부각되면서 남녀 젊은층의 표심이 극명히 갈렸다. 이에 젊은층은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였던 이대남(20대 남성), 이대녀(20대 여성)의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손모(28·여)씨는 “젠더이슈를 대선 공약으로 삼는 걸 보고 굉장히 부정적으로 바라봤다”며 “더 이상 갈라치기는 그만하고 여가부 폐지 등의 정책들이 과연 다수를 행복하게 하는 정책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고 했다. 직장인 이모(31)씨도 “좁은 땅에서 남녀나 지역 등으로 국민이 갈등을 빚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윤 당선인이 갈등을 봉합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4050세대를 중심으로한 중년층에선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중년층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가 다수 포진한 세대다. 이들은 지난 2020년 4월 국회의원 총선에서 여당에 표를 몰아준 배경이 됐던 K-방역은 이미 옛말이 됐다면서 문재인정부를 비판해왔다. 서울 마포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정모(41)씨는 “오락가락 방역 정책으로 너무 힘들었다”며 “코로나19가 없던 예전대로 마음 편히 장사하는 환경을 윤 당선인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생태탕 집을 운영하는 박모(62)씨도 “새 대통령이 나왔으니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며 “정부가 방역을 이제 국민에게 맡겼듯이 장사도 자영업자한테 맡겼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어지러워진 국제 정세 속에서 현 정권과 결이 다른 윤 당선인의 안보 의식에 노년층은 기대감이 높다. 김모(87)씨는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중국과 북한의 눈치를 너무 봤다”며 “윤 당선인이 검사 시절 대쪽같은 모습을 보였으니 현 정부와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이날 당선인사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행동엔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한 대목이 든든하단 반응이다. 이모(74)씨는 “당당한 대통령을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주변 국가에 고개 숙이지 않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다시 찾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세대를 막론하고 시민들은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부동산정책은 문재인정부의 최대 ‘실정’으로 꼽히며 정권교체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직장인 정모(51·여)씨는 “몇 년마다 이사가는 지겨운 일을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새 정부에선 내 집을 좀 가지고 싶다”고 말했다. 결혼을 앞두고 있어 ‘내 집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힌 김모(29)씨도 “문재인 정부에서는 도저히 집을 살 수 없었다”며 “윤 당선인이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해 답답한 부동산 시장을 좀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통합과 야당과의 협치도 시민들이 꼽은 국정 과제다. 주부 이모(52·여)씨는 “정치인들이 항상 편 가르고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한숨만 나왔다”며 “이제 싸우지 말고 무엇이 국민을 위한 길이고 정치인지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박모(71)씨도 “윤 당선인이 호남으로 내려가 포용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며 “언제까지 좁은 땅덩어리에서 쪼개져서 싸워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