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일류 DNA' 이식…SK 전 계열사에 '하이닉스 출신' 전진 배치

by하지나 기자
2024.12.05 16:36:57

슬림화 기조 속…전체 임원 승진자 중 절반이 하이닉스 몫
SK온, 이석희 CEO 이어 피승호 제조총괄 선임…대거 중용
AI 역량결집 조직개편…그룹 성장지원 담당에 장녀 최윤정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SK그룹이 SK하이닉스 출신 인사를 계열사 곳곳에 전진 배치했다. 재계 안팎에선 최태원 회장의 ‘일류 DNA’ 경영 방침이 이번 인사에 그대로 반영했다는 평가다.

5일 SK그룹은 2025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손현호 SK디스커버리 사장, 안현 SK하이닉스 사장 승진 등 임원 75명을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 중 대다수는 사업, 연구개발(R&D), 생산 등 현장 및 기술 분야에 특화된 인물들이다. SK그룹은 올 들어 강도 높은 그룹 리밸런싱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번 인사는 ‘기술·현장·글로벌’을 핵심으로 본원적 경쟁력 확보에 집중했다는 평가다.

특히 역대급 실적을 나타내고 있는 SK하이닉스 출신들이 주요 계열사 임원으로 발탁되며 눈길을 끌었다. HBM(고대역폭메모리)로 대변되는 SK하이닉스의 ‘성공 DNA’를 그룹 전반으로 확산한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 참석해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AI 생태계를 주제로 기조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K온의 경우 SK하이닉스 출신 이석희 CEO에 이어 이번에 피승호 SK실트론 제조·개발본부장을 제조총괄로 선임했다. 또 SK실트론과 SK C&C 등에도 SK하이닉스 출신 임원들이 전환 배치됐다. SK하이닉스의 임원 승진자는 모두 33명으로, 그룹 전체 승진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AI·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발굴 및 시장 공략을 위한 조직개편도 함께 이뤄졌다. 그룹 전반의 AI 역량 결집을 위한 AI R&D 센터를 SK텔레콤 주도로 신설하는 한편, SK㈜는 성장 사업 발굴을 위해 ‘AI 혁신’, ‘성장 지원’ 등 2개 조직을 새롭게 만들었다. 최태원 회장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성장 지원’ 담당을 겸직한다.

재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혁신 DNA’를 그룹 곳곳에 이식하면서 최 회장이 줄곧 강조해왔던 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그룹 내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