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더 싸게" 반격나선 월마트의 `아마존 킬러`…온라인쇼핑 大戰(종합)

by안승찬 기자
2017.02.01 16:05:26

월마트로 옮긴 ‘아마존 킬러’ 마크 로어 CEO
연회비 99불 아마존 겨냥..월마트는 “무료 이틀배송 서비스” 선언
유통 최강자 월마트도 온라인서 아마존와 격차 인정
같은 서비스, 가격은 무료로 승부..온라인 대전 예고

월마트의 전자상거래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마크 로어 최고경영자(CEO). 그는 지난해 월마트에 인수된 제트닷컴의 창업자로 ‘아마존 킬러’로 불린다.(사진=로이터)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세상에서 가장 많은 제품을 가장 편리하고 저렴하게 안방까지 배달해주는 온라인 유통공룡 아마존에 정면 승부를 걸었다. 월마트의 온라인 매출은 아마존의 10분의1에 불과하지만 향후 무료배송을 강화하고 제품을 더 싸게 공급해 맞불을 놓겠다는 심산이다.

월마트의 전자상거래를 책임지고 있는 마크 로어 최고경영자(CEO)는 31일(현지시간) 무료배송이라는 승부수를 던지며 아마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마존에서 이틀배송서비스를 받으려면 연회비 99달러(약 11만5000원)의 ‘아마존 프라임’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월마트는 같은 이틀 배송서비스를 35달러(원화 약 4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월마트의 2일 배송을 이용하고 싶으면 오후 2시까지 주문을 끝내야 하며 회사측은 올해 안에 당일 매장 픽업서비스 등도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그동안 오프라인 쇼핑의 강자로 자리를 굳혔던 월마트지만 온라인에서 만큼은 아마존을 당해내지 못했다. 로어는 경쟁력의 격차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했다. 가격을 아마존보다 확 낮춘 것이다. 로어의 제트닷컴이 아마존보다 가격을 다 싸게 책정했던 것과 같은 전략이다. 로어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틀 배송서비스에 그렇게 많은 돈을 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가격측면에서 더 공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어는 조만간 월마트의 온라인 판매 전략을 대대적으로 바꿀 계획이다.



사실 로어 CEO가 합류하기 전에도 월마트는 아마존의 `프라임멤버 서비스`를 본따 유사하게 만든 유료배송서비스인 `시핑패스`라는 게 있었다. 가격은 아마존에 비해 50달러나 더 싼 연 49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쓴잔을 마셨다. 아마존은 회원비가 비쌌지만 회원들에게 방대한 온라인 스트리밍 영화와 음악, 저장공간을 무제한으로 제공했다. 사람들은 돈을 더 쓰더라도 아마존을 선택했다. 로어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틀 배송서비스에 그렇게 많은 돈을 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가격 측면에서 더 공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어는 조만간 월마트의 온라인 판매전략을 대대적으로 바꿀 계획이다. 특히 월마트는 아마존을 이용하면서도 무료 스트리밍과 클라우드 등을 활용하지 않는, 그래서 상대적으로 충성도가 낮은 고객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월마트는 지난해 33억달러, 우리 돈으로 3조8000억원을 투자해 신생 온라인 유통업체인 제트닷컴(Jet.com)을 인수했다. 아마존과 온라인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는 선전포고였던 셈이다. 월마트는 제트닷컴만 인수한 게 아니다. 제트닷컴의 창업자인 로어를 데려와 월마트의 전자상거래 사업부문을 모조리 맡겼다.

로어 CEO는 오랫동안 ‘아마존 킬러’로 불려왔다. 그는 다이퍼스닷컴(Diapers.com)을 만들어 아마존에 5억5000만달러에 팔았고 이후 아마존에서 잠시 일하다 독립해 아마존을 정면으로 겨냥한 제트닷컴을 또 차렸다. 제트닷컴은 시작부터 ‘아마존보다 더 싼 가격’을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제트닷컴 홈페이지엔 제품마다 아마존보다 얼마나 가격이 싼지 보여준다. 연간 49.99달러의 회비를 받지만 아마존보다 10~15%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모델이다. 제트닷컴은 ‘온라인의 코스트코’로 불리며 돌풍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