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용석 기자
2015.10.07 19:14:57
與 “상고법원 필요” vs 野 “무리한 홍보 부적절”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7일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상고법원 설치에 대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상고법원이란 상고심 사건 중 단순한 사건만 별도로 맡는 법원으로 대법원이 강하게 추진 중인 제도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상고법원이 국회에서 통과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홍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통과가 불확실한 제도를 홍보하는 데 억대 홍보비 투자는 세금 낭비”라고 주장했다.
서 의원에 따르면 대법원은 상고법원 안내책자·동영상·핸디북 등을 제작하는데 약 7700만원의 예산을 썼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서 진행 중인 검색광고 비용까지 더하면 대법원이 지출한 상고법원 홍보예산은 1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게 서 의원의 주장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도 무리한 홍보에 대해 지적했다.
서 의원은 “갑자기 상고법원이 필요하다는 광고가 쏟아지면 (국민들은) 반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사법부가) 기득권의 자리를 늘리려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관 수를 늘리는 방법, 사실심을 충실히 하는 방법 등 여러 대안을 마련하면서 홍보하면 훨씬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당의원들은 대체적으로 상고법원 설치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은 “고위법관 자리만들기라는 지적이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사실심 강화”라며 “대법원 기능 정상화를 위해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같은 당 이병석 의원은 “지난해 대법원 접수된 사건은 재항고와 특별항고를 더해 5만 건에 달한다. 결국 대법관 1인이 휴일 없이 3500건 가량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이 신속하게 재판받을 권리를 고려해 추진하는 상고법원 설치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상고법원 설치가 헌법에 규정된 ‘국민주권주의’를 훼손할 우려가 있으니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법관의 임명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와 대통령이 관여하지만 상고법관은 대법원장이 임명하게 된다.
이 의원은 “상고법원 법관은 대법원장이 임명권을 가지기 때문에 국민주권주의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상고법관으로 추천된 사람에 대해 국회가 중심으로 사전검증을 하는 등의 보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병대 행정처장은 “대법관 임명절차에 버금갈 정도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