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제일모직 합병에 공매도 투자자 '멘붕'

by김인경 기자
2014.03.31 19:58:16

합병 소식에 삼성SDI 6.62% 급등..제일모직도 5%대 상승
"국민연금 등 리콜 요구시 주가 추가상승 가능"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삼성SDI(006400)와 제일모직(001300)의 합병 소식에 투자자의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반면 이들 주식을 빌렸던 ‘공매도 세력’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3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SDI는 전거래일보다 1만원(6.62%) 상승한 16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제일모직 역시 전거래일보다 3900원(5.75%)오른 7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그룹은 삼성SDI와 제일모직을 합병, 글로벌 소재 및 에너지 토탈 솔루션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은 1대 0.442 5비율로 합병하며 삼성SDI가 신주를 발행해 제일모직 주식과 교환할 예정이다.

시장은 자산 15조원대의 대형계열사가 탄생한다는 소식에 기대감에 부풀었다. 삼성SDI의 2차전지 및 디스플레이 사업과 제일모직의 소재사업이 윈윈(Win-win)효과를 내며 성장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호평 일색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으로 인해 빌려준 주식을 회수하려는 투자자들이 증가하며 ‘숏커버링’이 일어나 주식이 상승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차 주식을 제공했던 기존 주식 보유자가 상환을 요청하면 주식을 빌렸던 공매도 투자자는 주식을 갚아야 한다. 이렇게 빌린 주식을 갚으며 주가가 오르는 현상이 ‘숏커버링’이다.

대형증권사에서 프라임브로커 업무를 맡는 증권사 담당자는 “최근 개인투자자가 대차 주식을 빌려주는 리테일 풀시장이 급성장했는데 개인투자자들이 이번 합병 소식을 듣고 리콜 요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합병에 반대할 경우 회사가 주식을 되사는 ‘주식매수청구권’을 대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롱숏펀드 매니저는 “사실 롱숏펀드의 물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두 종목 다 코스피200에 속해있다보니 투신은 물론 외국인 투자자의 대차 물량이 일부 있었는데 이들이 되갚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이 두 종목에 대한 주가 상승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이나 우정사업본부의 경우, 보통 합병 이슈가 있으면 거래 정지 전 전량 리콜을 요구한다“며 ”아직 이 두 종목에 대해 리콜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두 종목 모두 대차 수수료가 비싼 종목이 아니다보니 수량이 많지는 않았다“면서도 ”매매정지까지 리콜하려는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가 증가할 가능성은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8일 기준으로 제일모직의 대차잔고는 89만2839주로 상장주식의 1.7%를 차지했다. 삼성SDI의 대차잔고는 300만6238주로 상장주식 전체의 6.59% 수준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