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떨어진 비트코인, ‘살까, 팔까’…"투자 비중 체크부터"
by임유경 기자
2025.12.05 14:18:09
고점 대비 30% 급락…포트폴리오 비중 재점검 필요
전통 금융기관들 적정 비중 1~5%로 제시
"시장 상황 상관 없이 투자 비중 원칙 지켜야"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지난 10월 사상 최고가를 찍은 후 두 달 가까이 약세 흐름을 이어가면서, 바닥을 다졌다는 평가와 혹한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전망이 공존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지금이 매수 기회인지, 아니면 시즌이 종료로 봐야할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매수·매도 판단에 앞서 “현재 자신의 투자 비중을 먼저 점검하라”고 조언한다.
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매체 마켓워치는 ‘가상자산 투자 비중 재조정’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소개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시장은 최근 두 달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9만 2060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5% 하락했다.
지난 2일엔 3월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보이며 8만 500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10월 초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12만 6000달러대 대비해서는 30% 넘게 하락한 것이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9만달러대를 회복했으나, 뚜렷한 반등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 조정 국면이 길어지면서 포트폴리오 관리의 기본 원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에드워드 하다드 파이낸셜애셋매니지먼트 재무설계사는 “시황이 어떻든 가상자산이나 금 같은 투기적 자산은 전체 자산의 5%를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주식·채권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의 분산투자를 지향한다”며 “고객이 가상자산 편입을 원할 경우에도 대체로 1~5% 범위에서만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전통 금융기관도 가상자산 투자 비중에 대한 가이던스를 내놨다. 이는 고객 수요 증가와 규제된 ETF·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가상자산 투자 진입 확대에 따른 변화다. 이들 역시 대체로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하는 분위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자산관리 고객에게 가상자산 비중을 1~4%로 제시하기 시작했다. 해당 지침은 메릴, BofA 프라이빗뱅크, 메릴엣지 전반에 적용된다. 크리스 하이즈 BofA 프라이빗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규제된 상품 활용, 신중한 배분, 기회와 위험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강조한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0월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을 ‘희소성을 지닌 디지털 금’으로 평가하면서도,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가상자산의 비중은 최대 4%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블랙록 투자연구소는 비트코인 비중을 1~2%, 피델리티는 일반적으로 2~5%를, 젊은 투자자에는 최대 7.5%까지 제안했다.
대체자산 비중이 전체의 15% 달한다면 “이미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도 나온다. 본파이드웰스의 클리퍼드 코넬 CFP는 “포트폴리오 변경 논의에서 가장 먼저 따져야 하는 것은 ‘FOMO(놓칠까 두려움)’가 의사결정의 배경에 있는지 여부”라며 “주식·채권 외 대체자산은 별도의 계정으로 관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포트폴리오 중 대체자산 비중이 15%에 달하는 것은 지나치게 무겁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