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주도' 왕훙 몰락, 쇼핑 축제 中광군제 침체 우려”
by김윤지 기자
2022.11.10 16:02:56
코로나 봉쇄·빅테크 규제, 왕훙 몰락까지
알리바바 "행사 수익 보합 수준 예상"
소비자 반응도 싸늘…기업, 脫왕훙 움직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국 연례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光棍節·솽스이·雙11)를 앞두고 인기 왕훙(인플루언서)의 몰락이 행사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반복되는 코로나19 봉쇄와 중국 정부의 빅테크 기업 규제 강화는 2009년 이후 매년 새로운 판매 기록을 세우던 광군제 행사에 이미 찬물을 끼얹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인기 왕훙이 사라지면서 더욱 분위기가 가라 앉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올해 광군제 행사 수익이 보합 내지 미미한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심지어 거래액이 전례 없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왕훙은 ‘걸어 다니는 기업’으로 불리며 라이브 커머스(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시청자에게 상품을 소개·판매하는 온라인 커머스)를 통해 수조 원 매출을 올리는 등 의류, 화장품, 식품 같은 소매품 판매에서 핵심적인 요소가 됐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지난해 대기업과 부유층의 불법·탈법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공동 부유’를 앞세워 왕훙에 대한 집중적인 단속을 벌였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2월 ‘라이브 커머스의 여왕’ 웨이야가 탈세 혐의로 적발돼 13억4000만위안(약 2542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그는 지난해 광군제 당시 14시간 생방송을 통해 10억달러(약 1조3800억원) 규모의 제품을 팔았으나, 올해는 광군제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쉬궈하오, 쑨쯔쉬안, 핑룽 등도 탈세로 퇴출당했다.
왕훙에 대한 소비자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광군제를 앞두고 중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명조사에서 약 75%의 응답자가 판매 채널의 라이브 스트리밍을 보면서 물건을 살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97%가 그렇다고 응답한 것보다 22%포인트 감소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라이브 스트리밍 진행자들과 관련된 부정적인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왕훙의 영향력이 중국 정부 주도로 제한되면서 기업들의 판매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먼의 데이브 시에는 “최근 몇 년 동안 라이브 스트리밍은 브랜드를 알리고 매출을 높이는 가장 빠른 방법이었다”면서 “최근 왕훙의 활동이 위축되면서 기업들은 왕훙과 유대를 끊고 자체적인 라이브 스트리밍 스튜디오를 개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기업들이 인기 왕훙들과 장기 계약 대신 단기 계약을 선호하고 있고, 보다쉽게 통제할 수 있는 사내 왕훙을 육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상 인간도 등장했다.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는 지난해 가상 인간 아야이를 내세워 중국 소셜커머스 플랫폼 샤오홍슈를 통해 물품을 판매했다. 리서치 업체인 포레스터리서치는 2023년 중국 내 기업 대 소비자 브랜드의 20%가 가상 아이돌을 사용할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