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6명 "文정부 일자리정책 일자리 못 늘려"
by이진철 기자
2020.10.14 16:38:30
경제개혁연구소, 정부 경제정책 국민의식 조사
일자리정책 부정평가 61.9%…30대 13%p↑·20대 9%p↑
코로나19 취업난에 인국공 사태, 젊은층 등돌려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20~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업난이 가중되는데다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에서 불거진 공정성 논란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30대 여성 10명 중 6명은 “일자리 늘리는 데 실효성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14일 경제개혁연구소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만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정책이나 세금정책에 대한 여론은 지난 조사와 큰 차이가 없으나 일자리 정책에 대한 여론은 나빠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13일 실시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다.
정부 일자리 정책이 일자리 수를 늘리는 데 실효성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부정여론이 61.9%로 지난 4월 조사에 비해 4%p 늘었다. ‘실효성이 있다’는 긍정여론(32.9%)은 3%p 줄었다.
| 경제개혁연구소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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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20~30대 젊은층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많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0대 연령층의 부정여론은 54.6%에서 68.4%로 13.8%p, 20대의 부정여론은 57.3%에서 66.7%로 9.4%p 각각 늘었다. 특히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부 정책에 우호적이었던 여성의 부정여론이 급증했다. 30대 여성의 부정여론은 47.3%에서 65.4%, 20대 여성은 47%에서 60.3%로 각각 높아졌다.
부정여론이 가장 높은 계층은 20대 남성(72.5%)과 30대 남성(71.2%)이다.
일자리의 질과 관련한 조사에서도 20~30대 연령층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늘었다. 30대(4월 60.7%→10월 73.4%)와 20대(56.8%→64.8%) 연령층이 여론 악화를 주도했다. 특히 20대 여성과 30대 여성의 부정여론은 지난 4월 조사와 비교해 각각 17.9%p, 30대 여성 19.9%p 높아졌다.
경제개혁연구소는 “그동안 정부 일자리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주로 50대와 60대 이상의 고연령층에서 보다 높게 나왔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전혀 다른 경향이 나타났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청년들의 취업난이 가중되는 데다 취업자의 고용불안도 더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인국공 사태를 계기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이 절차적 공정성에 심각한 결함이 드러나면서 취업을 준비 중인 20~30대의 젊은층의 부정적인 평가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국공 사태는 지난 6월 인천국제공항 하청업체 소속 보안검색요원 1902명을 특수경비원 신분에서 청원경찰로 바꿔 직고용하는 방안에 대해 공사 직원들과 취업준비생들에 이어 직접 고용 대상인 보안검색요원들까지 불공정하다며 반발한 사건이다. 여기에 일반국민들까지 인천국제공항 정규직화 과정의 불공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이러한 현상이 공공부문 정규직화 과정 전반에 대한 의혹으로 확산되며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했다.
이번 조사에서 정부 기업정책에 대한 평가는 ‘대기업 중심’이 37.0%, ‘중소기업 중심’이 36.5%로 지난 7월 조사와 비슷했다. 세금정책에 대한 평가는 ‘부유층에 유리’가 43.2%로 3.0%p 줄었고, ‘서민에 유리’는 35.9%로 0.5%p 늘었다.
한편 경제개혁연구소는 2009년 7월 이후 매 분기마다 정기 여론조사를 진행해 발표하고 있다. 설문 문항은 △정부의 기업정책 평가 △정부의 세금정책 평가는 분기별, △정부 일자리정책 실효성 평가(일자리 수) △ 정부 일자리정책 실효성 평가(일자리의 질)는 반기별로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