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선정 2025년 올해의 단어는 '분노 미끼'
by장병호 기자
2025.12.02 13:55:37
온라인 조회수 위한 분노 유발 콘텐츠
디지털 환경의 생각·행동 영향 보여줘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옥스퍼드 영어 사전(OED)을 편찬·발간하는 옥스퍼드대 출판부(OUP) 산하 옥스퍼드 랭귀지스 사업부는 2025년 올해의 단어로 ‘분노 미끼’(rage bait)를 선정했다.
| | 옥스퍼드대 출판부 선정 2025년 올해의 단어 '분노 미끼'. (사진=옥스퍼드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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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온라인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분노나 짜증을 유발하는 글·그림·영상 등의 콘텐츠’를 가리키는 ‘분노 미끼’가 옥스퍼드 랭귀지스 사업부 선정 ‘올해의 단어’로 꼽혔다.
‘분노 미끼’라는 단어는 2002년부터 등장했다. 앞차가 길을 터 달라는 의미로 헤드라이트를 켜 뒤차 운전자를 자극하는 반응을 가리키는 표현이었으나, 현재는 분노나 반감, 분열을 일으키도록 설계된 콘텐츠를 가리키는 단어로 쓰인다. 올해 들어 ‘분노 미끼’라는 단어의 사용 빈도가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것이 옥스퍼드 랭귀지스 사업부의 설명이다.
캐스퍼 그래스월 옥스퍼드 랭귀지스 사장은 “분노 미끼라는 말이 존재하고 그 사용이 급증했다는 사실은 우리가 온라인에서 빠질 수 있는 조작 전술을 인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어들이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디지털 환경이 어떻게 사고와 행동을 재구성하는지 드러낸다”고 부연했다.
‘분노 미끼’와 함께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였던 최종후보 단어는 ‘아우라 파밍’(aura farming), ‘바이오핵’(biohack) 등이다.
‘아우라 파밍’은 ‘인상적이고 매력적이며 카리스마 넘치는 인격이나 공개적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자신감, 멋있음, 혹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은근히 전달하려는 방식으로 행동하거나 자신을 보여주는 것’을 가리키는 단어다.
‘바이오핵’은 ‘신체적·정신적 성과, 건강, 수명, 웰빙을 개선하거나 최적화하려고 시도하기 위해 식단, 운동 루틴, 생활방식 등을 변경하거나 약물, 보조제, 기술 도구 등 다른 수단을 동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영어 사용 지역의 뉴스 기사에서 얻은 단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올해의 단어’를 선정해 2004년부터 매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저품질 디지털 콘텐츠를 과잉소비해 인지 능력이 퇴보하는 것’을 뜻하는 ‘뇌 썩음’(brain rot)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