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사퇴 없다는 韓…尹과 '공천 갈등' 2라운드 예고
by이윤화 기자
2024.01.24 18:43:36
김경율 거취 문제에 말 아끼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여권 의원 일각 "김경율 비대위원 사퇴 후 선거 나서라"
"변화 없다"는 김경율 비대위원 마포을 우선 공천 주목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의 핵심이었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한동훈표 사천(私薦)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 비대위원이 김건희 여사 사과론에 대해 “입장 변화가 없다”고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이라 공천 과정에서 2차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김 비대위원이 출마할 서울 마포을 지역을 우선공천 가능 지역으로 분류한 만큼 향후 한 위원장의 선택에 관심에 쏠린다.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경율(왼쪽) 비상대책위원과 함께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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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위원장은 24일 오전 국회 본관으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김 비대위원의 사퇴를 묻는 질문에 대해 “그런 얘기는 들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한 위원장은 또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의혹에 관련한 질문에도 “제 생각은 충분히 말씀드렸다”고 말을 아꼈다.
김 비대위원은 한 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성동 전 당협위원장과의 사전 조율 없이 마포을 출마 사실을 직접 밝혀 사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김 비대위원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의혹과 관련해 ‘마리 앙투아네트’를 언급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는 JTBC 유튜브 방송 ‘장르만 여의도’에서 “프랑스 혁명이 왜 일어났을 것 같으냐.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 난잡한 사생활이 하나하나 드러나니까 감성이 폭발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설이 터진 건 그로부터 나흘 뒤다. 지난 21일 오후 대통령실이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는 소식이 퍼지며 갈등이 시작됐다. 하지만 이후 23일 서천 화재 현장에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직접 만나며 봉합 국면으로 돌아서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러나 아직 갈등이 끝나지 않았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일부 여권 인사들 사이에선 김 비대위원의 사퇴로 당정 갈등설을 확실히 해결하고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당 재선 의원은 “(김 비대위원이) 출마하면 비대위원직은 사퇴할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 역시 “(김 비대위원이 비대위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요한 적은 없다”면서도 “정치적 메시지 측면에서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화합이 됐다고 할 만 것을 보여주는 게 좋겠는데 누가 강요할 문제는 아니고 김 비대위원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비대위원은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김 비대위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제 거친 언행이 여러모로 불편함을 드린 적이 있다. 좀 더 정제된 모습을 보여 드리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김 여사가 직접 사과를 해야 한다는 입장은 변한 것이 없다”고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김 비대위원은 지난 23일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교한 것이 아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바 있다.
문제는 앞으로 공천 과정이 험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포을이 여당의 우선추천 대상지로 분류됐지만, 김 비대위원이 총선으로 직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22대 총선에서 재·보궐선거를 포함한 국회의원 선거에서 3회 연속 패배한 지역 등을 우선추천 대상 지역으로 정했다. 총선에서 3번 연속 패배한 지역엔 인천 계양을, 서울 마포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우선추천은 후보자 심사 전부터 지역구에 한 명만 추천하기로 정해놓는 것으로 사실상 전략공천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