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두리 기자
2020.10.30 17:50:09
목동9단지 정밀안전진단 탈락에
주민들 재건축 촉구 단체활동 나서
“정당한 안전진단 잣대로 제대로 된 평가돼야”
목동 미래가치는 충분…정부 재건축 기조 관건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목숨 걸린 안전진단 목동주민 살게 하라.”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예정 단지에서 대규모 집단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지난 9월 목동9단지가 정밀안전진단에 최종 탈락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이를 수긍하지 못하는 주민들이 아파트 절반 크기의 초대형 현수막을 걸고 단체활동에 돌입한 것이다.
이데일리 건설부동산부 유튜브 채널 ‘복덕방기자들’은 지난 27일 목동 재건축 예정 단지 일대를 둘러보며 현장 분위기를 살펴봤다.
목동11단지 3개동 외벽에는 아파트 절반 크기에 달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현수막에는 ‘비가 오면 천장 샌다. 니가 와서 살아봐라. 죽기 전에 신축 지어 멀쩡한 집 살고 싶다’, ‘소방도로 전무하다. 화재나면 다 죽는다. 목숨 걸린 안전진단 목동주민 살게 하라’ 등 재건축을 촉구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목동7단지도 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재건축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2만6000여가구가 모두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들 단지는 지난해 3월 모두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고, 지난 6월 목동6단지가 14개 단지 가운데 처음으로 정밀안전진단까지 통과하며 목동 일대 재건축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하지만 9단지가 안전진단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 나머지 단지의 재건축 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목동 주민들은 정부의 정밀안전진단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6·17부동산 대책을 통해 안전진단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혀 재건축 추진 단지들에 빨간불이 켜졌다.
목동11단지에 거주중인 김모씨(40대)는 “목동 단지는 세대당 주차 대수가 약 0.4대에 불과해 주차를 할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고 내부배관은 썩고 내진설계도 전무한 노후아파트”라면서 “정당한 안전진단 잣대로 제대로 된 평가가 다시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목동 단지는 몇 달 전만해도 호가가 수천만원씩 뛰며 매물 구경조차 힘들던 인기 아파트였지만 최근에는 9단지 탈락 여파로 ‘실망매물’도 나오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사무소의 설명이다. 목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9단지 탈락으로 급매물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가격이 폭락하는 정도까지는 아니고 약보합세로 돌아선 수준”이라면서 “다른 단지들의 정밀안전진단 통과 여부에 따라 전체 시장의 움직임이 다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안전진단 강화나 분양가상한제, 재건축 부담금 등의 부동산 규제는 공급을 늘린다는 현 정부 기조와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공급 확대에 무게를 두기 위해서는 정비사업 절차도 완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