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복지 재검토' 복지대타협특위 출범…공로수당 중구는 불참

by김보경 기자
2019.07.04 15:34:53

서울 25개 자치구 中 중구·동작구 불참
일몰제 통한 폐지 두고 이견
동작구 “지자체 정책 자율성 침해 소지”

복지대타협특별위원회가 4일 KTX 천안아산역 회의실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성동구청 제공.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무분별한 현금복지 정책을 재검토하기 위해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이 모여 만든 ‘복지대타협특별위원회(특위)’가 4일 출범했다. ‘어르신 공로수당’으로 현금복지 정책 논란에 불을 지핀 서울 중구는 결국 특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충남 아산시 KTX 천안아산역 회의실에서 열린 특위 출범식에 17명의 단체장이 참석했으며 위원장으로 염태영 수원시장이, 간사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선출됐다. 전국 시·군·구 기초단체 226곳 중 169곳이 특위에 동참했다.

이들은 출범 선언문에서 “보편적 복지 급여는 전국적으로 일관되게 지급되도록 중앙정부가 전담하고, 지방정부는 지역별 복지서비스 발굴과 제공제 전념해 지역별로 ‘차이는 있되 차별은 없는’ 복지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위는 오는 9월 정부·시도지사협의회·시군구청장협의회 공동 추진으로 ‘국가복지대타협 선언’을 추진하고 복지정책에 대한 성과분석을 실시한다.

성과분석은 2021년까지 2차에 걸쳐 진행한다. 현재 지자체에서 이미 시행 중인 사업은 1년, 신규 착수 작업은 2년 실시 후 성과를 분석해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면 일몰제를 적용해 폐기한다. 반면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중앙정부에 건의해 전국에 적용되는 보편복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복지대타협 선언 이행을 위해 특위는 현금복지 정책 조정 권고안을 발표해 이행을 촉구한다. 이행 동력 확보를 위해 법제화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간사를 맡은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이날 출범식에서 “현금복지의 지역 간 편차에서 오는 갈등구조를 많은 자치단체장이 고민하고 있다”며 “우리 스스로 나서 현재 진행되는 문제점들을 점검하고 같이 연구하고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의견에 많은 시장·군수·구청장들이 동의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226곳의 기초단체 중 57곳은 의견이 맞지 않아 참여하지 않았다. ‘일몰제’ 시행에 대해 지자체의 자율성을 해친다는 이견이 있는 것이다.

서울은 25개 자치구 중 중구와 동작구가 불참했다. 특히 중구는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와 기초연금 수령자에게 지역화폐로 월 10만 원을 지급하는 ‘어르신 공로수당’을 주면서 현금복지 논란의 발단이 된 곳이기도 하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복지 서비스는 지자체간 경쟁을 촉진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복지대타협특위가 이름처럼 국민복리 증진을 중앙정부에 촉구하는 포지티브 타협을 위한 창구역할에 나서야 한다”며 “네거티브 일몰로 방향성을 잡는다면 초헌법적이고 초법률적인 기관이 되겠다는 오만”이라고 지적했다.

동작구도 “자치단체는 고유성을 가지고 여건에 맞도록 자체적으로 진화하고 특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특위는 지자체 정책의 독자성과 자율성을 가로막을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