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도 결국 희망퇴직…면세업계 빅4 모두 인력 감축

by한전진 기자
2025.04.28 17:47:49

다이궁 감소·관광객 부진에 수익성 악화
면세 업계 “생존 위해 인력 효율화 불가피”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신라면세점이 결국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국내 면세점 ‘빅4’ 가운데 마지막까지 인력 감축을 미뤄왔지만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자 구조조정에 나선 셈이다.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호텔신라. (사진=신라면세점)
28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은 이번주부터 비공개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일부 지점에는 이미 관련 사내 공지가 게시됐다.

희망퇴직 대상은 만 40세 이상 또는 근속 5년 이상 직원으로 즉시 퇴직 시 연봉의 1.5배를 지급하고 18개월 휴직 후 퇴직을 선택할 경우 기본급을 지급하는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신라(008770) 관계자는 “업황 부진에 따라 이번 주부터 면세점 부문에 한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며 “다만 호텔 부문은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롯데·현대·신세계면세점까지 국내 면세점 빅4 모두가 희망퇴직에 돌입하게 됐다. 현대면세점은 이달 초 서울 시내점 폐점과 함께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이 커지면서 롯데, 신세계 면세점이 먼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면세업계는 현재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뚜렷한 반등은 없었고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변화, 고환율, 해외 직구 확산 등 복합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다이궁(보따리상) 의존도가 급격히 줄어든 데다 단체 관광객 수요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면세점들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프로모션 축소, 매장 효율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장 환경 변화가 장기화하면서 인력 감축 외엔 마땅한 대응 카드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고민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소비 패턴 변화로 면세점의 수익 구조가 한계에 부딪혔다”며 “장기 생존을 위해 비용 절감과 인력 효율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