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마약음료, ‘윗선’은 30대 중국인…국제공조수사 예정

by김범준 기자
2023.04.10 18:27:47

서울청 마수대, 필로폰 ‘던지기’ 중국인 검거
범행 지시 혐의자로 다른 30대 중국인 ‘지목’
경찰 “체포영장 발부 후 국제공조 진행 예정”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른바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에 쓰인 향정신성 약물 필로폰 판매책 30대 중국인 남성 A씨가 검거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또 중국에서 범행을 지시한 ‘윗선’으로 30대 중국인 B씨를 지목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국제공조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를 제조·전달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길모씨가 10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마수대)는 지난 9일 마약 음료 제조에 쓰인 필로폰을 ‘던지기’(판매자가 약속 장소에 마약을 숨겨 놓고 가면 구매자가 찾아가는 것) 수법으로 공급하며 범행에 가담한 A(35·국적 중국)씨를 검거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중국 내 윗선으로 지목된 B(32·국적 중국)씨로부터 지시를 받아 필로폰을 던지기 수법으로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7일 강원 원주 주거지에서 마약 음료 100병을 제조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체포된 20대 남성 길모씨에게 같은 수법으로 필로폰을 공급한 것을 파악됐다.

A씨는 앞서 다른 필로폰 판매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지난 4일 경기 수원중부경찰서에서 검거해 현재 구속된 상태다. 마수대는 추적을 통해 A씨가 이번 마약 음료 범행과 연관된 사실을 확인한 뒤, 피의자로 입건하고 조사를 통해 관련 증거를 바탕으로 혐의를 자백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피의자 B씨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국제공조수사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에 제조된 마약 음료 100병 중 18병이 학생 등에게 배포된 것으로 확인했다. 이 중 금품 요구 등 협박 연락을 받은 피해자들은 현재까지 총 7명으로 최고 1억원을 요구받은 사실도 나타났다. 또 범행에 연루된 인물 상당수가 보이스피싱 조직과 직·간접으로 연결되고 점조직 형태로 이뤄진 것을 파악했다.

이에 서울청 마수대는 중국에 머물면서 길모씨에게 마약 음료 제조를 지시한 한국 국적의 20대 이모씨와 범행에 가담한 중국 국적 30대 박모씨를 추가로 확인하고 중국 내 윗선으로 특정했다.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체포영장을 신청하고, 출입국관리 당국에 입국 시 통보와 중국 공안에 공조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