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 건물주 "쥴리 아니라며?" vs 윤석열 측 "성희롱"
by박지혜 기자
2021.07.29 17:00:00
'쥴리의 남자들' 벽화 설치두고 논란 확산
"윤 전 총장 부인 아니라면서 명예훼손 억지"
“표현의 자유” Vs “명백한 명예훼손” 엇갈려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29일 정치권을 떠들썩하게 한 벽화 ‘쥴리의 남자들’을 설치한 건물주 여모 씨가 한 말이다.
여 씨는 이날 한 매체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 본인이 쥴리가 아니라고 하는 마당에 벽화로 인해 누구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그는 “현재 쥴리가 나타나지 않고, 양 전 검사, 김모 아나운서도 쥴리와 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벽화로 풍자도 못 하느냐”며 “그들이 쥴리와 관계를 인정하면 명예훼손이 될 수 있으므로 벽화를 철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벽화는 여 씨와 친분이 있는 지승룡 민들레영토 대표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홍길동중고서점’을 소개하면서 알려졌다.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홍길동중고서점은 여 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서점 입구 바로 옆 벽면에 ‘쥴리의 남자들’을 그려놨다.
지 대표는 이날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여 씨가 벽화를 게재한 이유에 대해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부가) 헌법적 가치를 훼손돼서 (대선에) 출마했다는 말을 듣고 한 시민으로서 분노했고, 헌법적 가치인 개인의 자유를 말하려고 한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 시민으로서 한 일이기 때문에 어떤 손실도 각오하겠다”는 입장이었다.
| 29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홍길동중고서점’ 옆 벽면에 그려진 ‘쥴리의 남자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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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지 대표가 서점을 방문했을 때도 여 씨는 벽화에 대해 “윤 전 총장이 헌법적 가치를 위해 출마했다고 하는 것이 가소롭더라”라며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20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정말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벽화는 보름 전 그려졌으며, 여 대표가 그래피티 아티스트에게 벽화 내용을 의뢰해 2주간에 걸쳐 완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오후 언론 매체를 통해 벽화가 알려지자 서점 앞에 스피커가 달린 차를 세워놓고 방송을 하는 등 일부 보수 유튜버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지 대표는 “어제 여 대표랑 통화하니까 책을 사고 카운터에 10원짜리 동전을 뿌리자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홍길동중고서점 옆 벽화에는 ‘쥴리의 남자들’이란 문구와 함께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는 글이 나열돼 있다. 두 번째 벽화에는 한 여성의 얼굴 그림과 함께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란 글이 쓰여 있다.
김 씨는 최근 한 매체를 통해 직접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쥴리라는 예명의 접대부로 일하며 검사들을 알게 됐고, 그 가운데 윤 전 총장을 만났다’는 소문을 일축했었다. 그러나 지난 27일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가 “과거 모 검사와 부적절한 동거를 했다”고 보도하면서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됐고, 윤 전 총장 측은 해당 유튜브 채널 등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법적대응에 나섰다.
한편, 누리꾼들 사이에선 벽화에 대해 “표현의 자유”라는 반응과 “명백한 명예훼손”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부인 김건희 씨 (청와대 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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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 측은 발끈하고 나섰다.
윤석열캠프 법률팀은 이날 오후 “윤석열 배우자에 대해 ‘입에 담기 어려운 성희롱성 비방’을 일삼고, 근거 없는 유흥접대부설, 불륜설을 퍼뜨린 관련자 10명을 일괄 고발했다”고 밝히며 벽화를 언급했다.
윤 캠프측은 “정대택의 객관적 사실에 맞지 않는 거짓 주장을 토대로, 현재에도 거짓 내용의 성희롱성 댓글이 상당수 있고 급기야는 버젓이 벽화로 공개하는 일까지 발생했다”며 “국민들을 상대로 바로 형사고소를 진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우선 댓글이나 벽화, 악의성 거짓 기사를 스스로 내려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정대택 씨는 2003년부터 윤 전 총장의 장모이자 김 씨의 어머니인 최 모씨와 소송을 벌여온 인물이다.
법률팀은 “김 씨는 ‘유흥접대부’로 일한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낮에는 교육대학원에서 교생실습을 하거나 시간강사를 하고 밤에는 유흥접대부로 일했다고 믿을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차제에 김 씨의 대학졸업증명서, 사진 등 근거자료들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김 씨 의혹 관련 “성매매, 성 상납 등을 운운하는 발언 자체가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폭력적이고 여성 비하적인 인식을 전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