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무연 기자
2019.07.16 17:18:18
KTB PE, 모태펀드 출자사업 M&A 부문 지원
이큐파트너스, 성장금융 기업구조혁신펀드 참여 검토
업계 인정 받기 위해선 블라인드 펀드 필수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KTB프라이빗에쿼티(KTB PE)와 이큐파트너스가 블라인드 펀드(투자처가 정해지지 않은 펀드) 조성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KTB PE는 잡음이 일었던 포트폴리오들의 투자회수(엑시트)를 대부분 마무리함에 따라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해 떨어진 회사의 평판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큐파트너스도 2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해 중견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16일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KTB PE는 한국벤처투자가 진행 중인 한국모태펀드 제3차 출자사업 기업 인수합병(M&A) 분야에 지원했다. KTB PE는 위탁운용사 자리를 두고 공동운용사(Co-GP)로 나선 산은캐피탈-하일랜드에퀴티파트너스와 경쟁하게 됐다.
KTB PE는 그동안 전(前) 경영진이 투자했던 포트폴리오들에 발목 잡혀 블라인드 펀드 결성에 난항을 겪어왔지만 지난 2016년 송상현 대표를 영입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송 대표 취임 이후 KTB PE는 2017년 실트론 지분은 SK에, 동부대우전자는 대유그룹에 매각했다. 지난해에는 모트렉스-웰투시 컨소시엄에 전진중공업을 넘겼다. 올해 초에는 펀드레이징에 두각을 나타낸 김형달 전(前) HB인베스먼트 대표를 영입해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금융지주 자회사인 이큐파트너스 또한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의 기업구조혁신펀드 출자 사업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2016년 한국금융지주 계열로 편입된 이큐파트너스는 한국투자증권이라는 막강한 계열사를 두고도 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벤처캐피털 업계의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한국금융지주는 최근 이큐파트너스에 인적, 자금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2017년 이큐파트너스는 한국투자증권 경영전략실장, 투자금융담당 등을 역임했던 김민규 대표를 선임해 투자 역량 강화에 나서는 한편 한국금융지주는 이큐파트너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300억원을 출자해 회사의 자금 여력을 키웠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이큐파트너스의 세컨더리 펀드에 600억원을 출자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이큐파트너스는 2017년 말 회사로서는 첫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해 전라남도 소재의 폐기물처리업체 KC환경서비스와 의료 폐기물처리업체 이메디원 등에 투자하며 2년 새 1400억원 규모의 펀드 소진을 앞두고 있다. 이큐파트너스로서는 꾸준한 투자를 유지하기 위해 블라인드 펀드 결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회사 전략에 따라 프로젝트 펀드만을 운용하는 운용사들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투자처를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블라인드 펀드를 운용해야 출자자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소규모 PEF들이 프로젝트 펀드로 우수한 트랙 레코드를 쌓아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힘쓰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KTB PE는 반복되는 투자 실패로 떨어진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이큐파트너스는 꾸준한 투자로 중견 PEF 운용사로 자리 잡기 위해서라도 블라인드 펀드 조성은 꼭 풀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