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초당 1번 출동 경기소방, 구급차 3인 탑승률은 전국 최하위[2024국감]

by황영민 기자
2024.10.11 18:30:56

이상식 민주당 의원 소방청 제출 자료 분석결과
올 상반기 경기소방 구급차 3인 탑승률 53%로 집계
전국 평균 87.8% 대비 34.8%p 낮은 수치
구급대원 정원충족률도 90.4%로 정원대비 217명 부족

[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경기소방의 119구급차 구급대원 3인 탑승률이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집계된 탑승률은 53%로 구급출동 2번에 1번꼴로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소속 구급대원들이 구급훈련을 하는 모습.(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상식 의원(더불어민주당·용인갑)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경기도소방재난본부의 구급차 3인 탑승률은 53.0%에 불과했다. 경기소방 다음으로 탑승률이 낮은 대전(65.6%)보다도 12.6%포인트, 전국 평균(87.8%)에 비해서는 무려 34.8%포인트 낮은 수치다.

구급차 3인 탑승제 원칙은 1996년 소방력 기준에 관한 규칙 중 소방장비별 운전 및 조작요원 등의 배치기준에 명문화되며 3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하는 경기도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경기소방의 구급차 3인 탑승률은 2020년 34.5%, 2021년 39.6%, 2022년 60.6%, 2023년 68.9%로 상승세를 보이다 올해 상반기 급락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전국 평균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92.6%까지 오른 3인 탑승률은 올해 87.8%로 떨어졌다.

구급대원 정원 충족률도 경기소방이 뒤에서 두 번째다. 올해 상반기 기준 경기소방의 구급대원 정원은 2265명이지만, 현원은 2048명으로 217명 부족한 상태다. 정원충족률은 90.4%로 지난해 대비 3.8%포인트 떨어졌다.

2인 탑승제에 비해 3인 탑승제는 응급처치와 대응이 신속한 것은 물론 중증외상 환자나 심정지 환자 등의 소생률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소속 한 119안전센터에서 2인 탑승제로 활동하는 구급대원 B 소방교는 이상식 의원실에 “심정지 환자 발생 시 한 명은 운전을 하기에 혼자서 의식·맥박·새츄레이션(산소포화도 측정)·동공반사 확인 등뿐만 아니라 심폐소생술을 하며 응급실까지 가야 한다”며 “시간이 지체될 뿐만 아니라 보호자에게 환자의 신상정보·병력 등을 물어서 병원에 전달할 겨를이 없다”고 하소연 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2022년까지 채용된 다수의 젊은 소방관들이 최근 출산전후휴가 및 육아휴직을 떠난 경우가 많다”며 “시·도에 별도 정원을 충원해달라고 요청은 하고 있는데, 크게 반영되고 있진 않은 모양”이라고 전했다.

이상식 의원은 “탑승률 저하가 고착화돼 하락세로 접어들기라도 하면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구급·응급 체계에 큰 공백이 발생한다”며 “소방청은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지 않도록 이번 현상에 대한 정확한 진단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소방 119구급대의 지난해 출동건수는 전국 출동건수 348만6522건의 24.3%를 차지해 서울 60만9643건(전국 17.5%)을 제치고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올해 초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발표한 ‘2023년 경기도 구급활동 통계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소방 119구급대는 출동 84만6565건, 이송건수 47만6444건, 이송인원 48만1448명을 기록했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37초당 1회 출동해 1분6초당 1건 이송하고 1분6초당 1명을 이송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