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크라운호텔 PF대출, 리파이낸싱 성공…市 디자인 통과될까

by김성수 기자
2023.10.23 19:30:54

대출 845억 만기연장…200억, 내년 10월 16일 만기
서울시 디자인공모 ''조건부 보류''…11월 초 ''재시도''
시 디자인 선정시 규제 완화…최대용적률 1.2배 이내
내년 3분기 건축심의 접수·2025년 상반기 착공 목표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크라운호텔 개발사업장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845억원의 리파이낸싱에 성공했다. 이 사업장은 오는 2025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말 서울시 디자인 공모에서 ‘조건부 보류’ 됐기 때문에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 서울시에 설계변경안을 보내서 다시 검토를 받을 예정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행사 케이스퀘어용산피에프브이(PFV)는 크라운호텔 개발사업을 위해 특수목적회사(SPC) 비엔케이썸제사차로부터 받은 대출원금 945억원(한도 1396억원) 중 845억원이 지난 18일 만기도래함에 따라 리파이낸싱 했다.

(자료=사업주체 측, 서울시)
크라운호텔 개발사업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34-69 일대 크라운호텔을 헐고 공동주택,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상업시설)로 이뤄진 주상복합 시설을 신축 및 분양하는 사업이다. 케이스퀘어용산PFV(옛 하나대체투자용산PFV)가 시행사를 맡고 있으며, 현대건설이 시공사를 맡고 있다.

이 사업은 사실상 현대건설이 주도한다. 케이스퀘어용산PFV의 주주별 보통주 지분율은 △현대건설 49.5% △RBDK(알비디케이) 25% △코람코자산운용 19.5% △한국투자부동산신탁 6%다. 코람코자산운용은 PFV의 자산관리회사(AMC) 역할을 맡는다.

앞서 케이스퀘어용산PFV는 지난 6월 비엔케이썸제사차를 포함한 대주단과 총 1687억원 한도의 자금을 조달하는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담보 및 상환 순위는 같다.

비엔케이썸제사차는 유동화증권을 발행해서 조달한 자금으로 케이스퀘어용산PFV에 대출을 실행하기 위해 설립된 SPC다. 수협은행에 회사의 전반적인 업무를, BNK투자증권에 회사의 자산관리를 위탁했다.

비엔케이썸제사차는 기존에 945억원 대출을 기초로 △발행금액 845억원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만기일 지난 19일) △발행금액 100억원 ABSTB(만기일 내년 3월 19일) △대출이자에 대한 원천징수 환급금을 기초로 발행금액 1억8000만원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 만기일 오는 12월 19일) △발행금액 1억1000만원 ABCP(만기일 내년 3월 29일)를 발행한 상태였다.

최근 비엔케이썸제사차는 케이스퀘어용산PFV에 기존 대출액수(945억원)에다 105억원의 추가대출을 실행하고, 지난 18일 만기도래한 대출원금 845억원의 만기를 연장했다. 또한 이 중 원금 200억원 대출채권을 지난 18일 SPC 디아이에프와이에 양도했다.

이로써 총 1050억원에 이르는 PF대출의 각 대주별 원금 액수는 지난 19일 기준 △비엔케이썸제사차 850억원 △디아이에프와이 200억원이 됐다.

비엔케이썸제사차가 빌려준 850억원은 각 액수별로 만기가 다르다. 250억원은 오는 12월 26일 만기며, 100억원은 내년 3월 18일, 나머지 500억원은 내년 10월 16일 만기다. 디아이에프와이 200억원의 만기는 내년 10월 16일이다.



이에 따라 유동화증권 만기도 바뀌었다. △발행금액 250억원 ABSTB(만기일 오는 12월 27일) △발행금액 500억원 ABCP(내년 10월 17일) △발행금액 7억4000만원 ABCP(만기일 내년 6월 28일)이다.

케이스퀘어용산PFV는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금 등으로 대출채권을 상환해야 한다. 다만 케이스퀘어용산PFV의 신용도 및 사업 진행상황 등을 고려할 때 채무불이행 위험이 존재한다. 현대건설은 이같은 채무불이행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자금보충 및 채무인수 의무를 맡고 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34-69 일대 (사진=김성수 기자)
현대건설은 케이스퀘어용산PFV가 대출원리금을 전액 상환할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등 자금보충이행사유가 발생하면 비엔케이썸제사차에 대해 자금보충 의무를 부담한다. 현대건설이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케이스퀘어용산PFV의 대출채무를 인수해야 한다.

현재 크라운호텔 개발사업장은 지난 8월 말 발표된 서울시 디자인 공모에서 ‘조건부 보류’ 됐다. 이에 따라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 서울시에 설계변경안을 보내서 다시 검토를 받을 예정이다.

크라운호텔은 한강변 중점경관관리구역에 해당하고 남산과 가깝다는 입지 때문에 이번 설계변경에서 높이 변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디자인 공모에 선정된 사업지는 조경, 건폐율, 대지안의 공지, 건축물 높이 제한 및 일조 등 확보를 위한 높이의 적용을 배제받을 수 있다. 또한 용적률의 경우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 시행령 최대용적률의 1.2배 이내까지 완화될 수 있다.

크라운호텔은 기존 건축물의 지상 부분이 모두 철거됐다. 지하 부분은 착공 일정이 정해지면 착공시점 3~6개월 전 철거될 예정이다.

기존 계획으로는 내년 3분기 건축심의를 접수할 예정이지만, 일정이 바뀔 수도 있다. 건축허가가 내년 4분기~2025년 1분기 중 완료되면 오는 2025년 상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2029년 하반기 초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이 호텔 부지에 ‘분양가 300억원 내외’ 초고급주택을 개발하는 안도 있다. 다만 설계변경 중이고 인허가도 진행 중이라서 구체적 방향은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시 디자인 공모 결과가 최종 확정돼야 설계가 확정되고, 인허가 신청도 그에 맞춰 진행할 수 있어서다.

사업주체 측은 설계변경안에 대해 “아직 좀 더 협의가 필요해서 결정된 바가 없다”며 “다음달 초 서울시에 최종 제출안을 다시 작성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