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만에 또 '잭팟' 터뜨린 유한양행…바이오株 기대감 이어갈까

by이슬기 기자
2019.01.07 16:06:14

유한양행, 8천억원대 기술수출…1.4조원대 수출 후 두 달 만
"R&D역량 재평가…계약금만 수익 인식돼 당장 영업익은 부진"
바이오株, FDA허가·헬스케어 컨퍼런스 기대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유한양행(000100)이 대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하면서 연초부터 바이오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승인 모멘텀이 기대되는 종목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전일대비 3.64%(8000원) 오른 2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에 약 8800억원 규모의 비알콜설 지방간염(NASH) 치료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기 때문이다. 이날 유한양행은 장중 19%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막판 상승폭을 줄였다. 비알콜성 지방간염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아주 적게 마시는데도 간에 5% 이상의 지방이 쌓여 간세포 손상이 진행되는 단계로, 현재로썬 치료 방법이 매우 제한적이다.

유한양행의 이같은 대규모 수출계약은 지난해 11월5일 후 두달만이다. 당시 다국적제약사 얀센 바이오테크와 비소세포폐암 치료를 위한 임산 단계 신약 후보물질 ‘레이저티닙(Lazertinib)’에 대한 1조 4000억원대 기술수출·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그 이후 별다른 모멘텀이 없어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번 계약 공시에 대해 증권가의 전망은 우호적이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11월 레이저티닙 수출과는 달리 자체 개발한 기술로 계약금, 마일스톤 및 향후 경상기술료도 100% 유한양행이 단독 인식한다”며 “레이저티닙에 이어 또 다시 글로벌 업체에 대규모 기술 수출을 함으로써 높아진 연구개발역량을 재평가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의 영업이익 증가로는 이어지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재익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NASH 기술은 가치를 줄 수 없는 전임상(동물실험) 단계여서 반환할 필요 없는 계약금 1500만달러(약 167억원) 정도만 반영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레이저티닙 계약금 분할 인식이 더디게 되고 있기 때문에 상반기 실적은 부진하겠지만 하반기엔 국내 출시 및 임상 3상개시에 따른 마일스톤 수취 등의 이벤트가 있어 당초 예상보단 영업이익이 좋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 외 바이오 종목들 역시 올해 각종 모멘텀이 기대된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대웅제약(069620)의 경우 오는 2월 보톡스 제품 나보타의 FDA 심사가 완료된다. 파트너사인 에볼루스(Evolus)의 계획대로라면 나보타는 상반기 내 출시돼 매출은 2분기 실적부터 반영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에볼루스의 나보타 최저 구매의무 10%만 반영해도 올해 영업이익 105억원의 실적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고 추정했다.

한미약품(128940) 역시 호중구감소증 바이오 신약 ‘롤론티스’의 FDA 승인을 앞두고 있다. 빠르면 올 4분기 중 판매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승인될 경우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신약이 상용화 된 첫 사례로 기록된다. 다중표적 항암신약 후보물질인 포지오티닙 역시 임상 2상을 진행중으로 이를 바탕으로 FDA 시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강양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중 미국 스펙트럼사에 기술수출된 롤론티스 및 포지오티닙의 FDA 판매승인 모멘텀과 얀센이 진행중인 비만·당뇨 치료제 3상 개시 모멘텀을 고려하면 주가 상승 기대가 가능하다”며 “유의미한 마일스톤을 수취하면 추가적인 상승 역시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7일부터 10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도 호재가 계속될지 주목된다. 앞서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은 이 컨퍼런스를 통해 기술을 소개, 추후 수출 계약으로까지 이어진 바 있다. 올해 주최 측의 공식초청을 받은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셀트리온(068270) 한미약품(128940) 바이로메드(084990) 메디톡스(086900) LG화학(051910) 코오롱티슈진(950160) 한독(002390) 강스템바이오텍(217730) 등 총 9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