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의료자문, 보험사 손 떠난다…‘소비자 선택권’ 확대
by최정훈 기자
2026.02.04 11:00:00
제3의료자문 의사협회가 직접 담당…보험사 중심 구조에 제동
뇌·심혈관·후유장해부터 시범 도입, 보험금 분쟁 신뢰 회복 기대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금융감독원과 대한의사협회가 보험금 분쟁 과정에서 활용되는 제3의료자문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금감원은 4일 이찬진 금감원장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보험금 관련 제3의료자문의 공정성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보험금 분쟁이 발생해 제3의료자문이 이뤄질 경우, 소비자는 보험회사가 제시한 병원 목록 중에서 자문기관을 선택해야 했다. 이 목록은 보험회사와 이미 자문계약을 맺은 의료기관이 대부분이어서, 자문 결과의 중립성과 객관성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협약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앞으로 보험소비자가 대한의사협회를 제3의료자문 기관으로 선택할 경우, 의사협회가 보험회사와 독립적으로 자문의를 선정해 의료자문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보험회사에 회신하는 체계가 마련된다.
협약에 따라 대한의사협회는 상급종합병원 또는 종합병원 소속 전문의를 중심으로 진료과별 최소 5인 이상으로 구성된 의료자문단을 구성·관리한다. 자문 대상은 정액형 보험(실손보험 제외) 가운데 뇌·심혈관 질환과 정형외과 후유장해 관련 제3의료자문 건으로, 소비자가 보험회사의 자체 의료자문 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경우에 한해 시범적으로 운영된다. 자문 비용은 보험회사가 전액 부담한다.
의료자문 절차는 소비자가 의사협회를 자문기관으로 선택하면 보험회사가 협회에 자문을 의뢰하고, 협회가 관련 학회와 협의해 독립적으로 자문의사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보험회사는 보험금 감액이나 부지급 시 자문 결과를 소비자에게 설명해야 하며, 요청이 있을 경우 자문 회신서도 제공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협약을 통해 보험금 분쟁에서 의료자문이 보험사 중심 구조에서 소비자 중심 구조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의료자문은 보험금 분쟁에서 핵심 판단 근거지만, 그간 자문기관 선정 구조로 인해 소비자 신뢰가 낮아졌다”며 “의사협회가 의료자문단을 구성하고 소비자가 이를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 제도의 공정성이 크게 제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도 “객관적이고 투명한 의료자문 시스템을 통해 의료자문을 둘러싼 불신과 갈등을 해소하고, 소비자 권익 보호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양 기관은 올해 1분기 중 세부 실행방안을 확정한 뒤, 2·3분기 동안 시범 운영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후 제도 실효성을 점검해 의료자문 대상 확대와 시스템 고도화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