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부에서도 "푸틴 교체" 목소리 높아지나
by김아름 기자
2023.06.01 21:28:48
언론 자유 제한 조치 도입해 선전매체 성격 강한 러시아 방송서 새 대통령 뽑자는 주장, ''이례적''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러시아 방송에 출연한 야권 정치인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대신할 새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는 발언을 내놔 귀추가 주목된다.
영국 군정보기관인 국방정보국(DI)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로 공유한 일일 보고서에서 “5월 27일 러시아 NTV 채널에 출연한 야권 정치인 보리스 나데즈딘이 유럽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2024년 새 대통령을 선출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DI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러시아 정부의 승인을 받은 방송에서 푸틴을 교체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 첫 사례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15개월 사이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 이후 볼 수 없었던 언론 자유 제한 조치를 도입했기 때문에 선전매체로서의 성격이 강한 러시아 방송에서 새 대통령을 뽑자는 주장이 나온 것이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DI는 “최근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소유주 예브게니 프리고진 같은 민족주의 인사들이 신랄한 수사를 내놓았던 것이 야권 인사들로 하여금 그간 금기시돼 왔던 주제에 도전하도록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나데즈딘이 문제의 발언을 한 직후 진행자가 신속히 개입했으나 나데즈딘은 거듭 “2024년 대선에서 푸틴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올 초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러시아 정부가 2024년 3월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차기 대선에 푸틴 대통령이 출마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 네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인 푸틴 대통령은 2020년 개헌으로 2036년까지 두 차례 더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 당시 개헌안엔 대통령직 수행을 최다 두 차례로 제한하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할 수 있도록 기존 네 차례 임기를 모두 ‘백지화’하는 특별 조항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