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적 인적 쇄신' 요구에 이재명 "듣겠다"…당내 소통 광폭행보(종합)
by박기주 기자
2023.03.15 17:47:27
이재명-더미래 간담회
李 “지도부와 의원 간 ‘선’ 있어…소통 부족”
더미래 "전면적 인적 쇄신 결단 요청"…李 "잘 듣겠다"
[이데일리 박기주 이수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로 당 내부 분열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진화하기 위해 내부 의원들과 접점을 늘려가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15일 당 내 최대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와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소통 부족을 인정하며 접점을 늘려가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더미래는 이 대표를 향해 전면적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와의 간담회에 참석하며 강훈식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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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미래와의 간담회에서 “당대표로 취임한 지가 6개월 남짓 돼가는 것 같은데, 그 사이에 나름 (소속) 의원들과 대화할 시간을 많이 가져보려고 노력했는데 절대적으로 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 한 분 한 분 만나 뵙고 의견을 들어본 결과에 의하면 당 지도부와 의원들 사이에 뭔가 실선은 아니지만 점선 같은 것이 쳐져 있다는 그런 느낌, 소통이 충분하지 않다는 느낌이 많이 있었다”며 “정당 내에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생각만 있다면 그것은 정당이 아니라 조직이다. 그래서 정당의 본질은 다양성이고, 그 다양성이 시너지의 원천이다. 더미래 구성원의 말을 허심탄회하게 듣도록 하고 나도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훈식 더미래 대표는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국민에게 더 많은 신뢰를 받기 위해 소통과 성찰이 필요하다는 데에 같은 의견이 모였다. 그리고 새로운 당의 모습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를 위해 전면적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전달했고, 이 대표의 결단을 요청했다”며 “이 대표는 그런 얘기를 잘 듣겠다고 말했다”
최근 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주요 당직 개편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이 대표에게 직접 전달한 것이다. 강 대표는 “(이 대표가) 그런 얘기를 잘 듣겠다고 말했다”며 “(우리는)과거 ‘뉴 민주당 플랜’ 등을 참고해 우리 모두 함께 ‘제 2의 뉴 민주당 플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고, 이날 논의된 방향으로 당 대표와 함께 단결해 힘을 모아 실천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요구한 인적 쇄신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면적 인적 쇄신을 요청했으니, 구체적으로 어떤 정무직, 임명직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그건 이 대표가 판단할 몫”이라고 했고, ‘2차 체포동의안이 넘어올 경우 더미래의 입장’을 묻는 말에는 “이 대표와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앞서 지난달 말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비명계(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분출되고 있는 ‘이재명 책임론’과 지도부를 비롯한 친명계(친이재명계) 및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한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양측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민주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당원존 라이브’에서 “정치라는 것이 혼자하는 것이 아닌 집단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2인 3각’ 경기처럼 보조를 잘 맞춰야 한다. 당원이 직접 의견을 개진하는 직접 민주주의가 좋은 면도 있는데 부작용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2시간가량 이어진 당원과의 만남 행사에서 내부 균열과 갈등이 가장 큰 문제라며 당원들에게 ‘비명계’ 찍어내기를 중단해 줄 것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그런데 ‘넌 왜 나와 생각이 달라’라고 해서 색출하고 청원해서 망신을 주고 공격하면, 기분은 시원할지는 모르겠는데 당의 단합을 해친다. 적대감이 더 강화된다”며 “그러면 누가 손해인가. 우리 민주당 전체, 민주진영 전체가 피해를 입는다. 집안에 폭탄을 던지는 것과 똑같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내가 그냥 일반 당원의 한 사람이면 ‘싸우나 보다’ 이럴 수 있는데 저는 지금 당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라며 “최대한 균열과 갈등을 줄이고 내년 총선, 나아가서는 우리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하는 사람”이라고 당원들의 자제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