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유동성, 전월 수준 유지…수시입출식 돈 빼서 정기예·적금으로

by최정희 기자
2022.11.15 12:00:00

한은, 9월 통화 및 유동성 발표
정기예·적금으로 한 달 새 30.5조 순유입, 역대 2위 증가폭
수시입출식 예금 11.7조 순유출, 역대 1위
광의통화, 전월비 보합…3월 감소 이후 최저 증가율
협의통화, 전월비 1.7%↓…석 달 연속 감소세
전년동월비도 0.4%↓…2008년 4월 이후 첫 감소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시중 유동성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에 그치며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효과로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식 예금에서 돈을 빼서 정기예금, 적금으로 자금을 이동하려는 수요가 급증했다. 한 달 새 정기예·적금으로 30조원 넘게 순유입됐다.

(출처: 한국은행)
16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9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9월 중 광의통화(M2, 계절조정계열·평균잔액)는 3744조2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000억원, 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 3월(-0.1%) 이후 최저 증가율이다. 전년동월(원계열·평잔)과 비교할 경우 6.6% 증가했으나 전월(7.2%)보다 하락했다. 작년 12월 13.2% 증가율에서 9개월째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M2는 현금통화, 요구불 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M1(협의통화)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시장형 상품, MMF, 수익증권 등을 말한다.

상품별로 보면 기준금리 인상 효과와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정기예·적금 금리가 오르면서 정기예·적금으로 한 달새 30조5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올 8월 34조1000억원 순증가 이후 역대 2위다.



반면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에선 11조7000억원이 빠졌다. 감소폭으로 따지면 역대 1위 수준이다. 요구불 예금과 머니마켓펀드(MMF)에선 각각 11조원, 10조3000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은 11조5000억원,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8조6000억원 증가했다.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늘어났다.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은 금전신탁, MMF 등을 중심으로 13조7000억원 줄었다.

M1(협의통화)는 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1319조5000억원으로 결제성 예금이 줄어든 영향에 전월비 1.7%(22조4000억원) 감소했다. 7월 이후 석 달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0.4% 감소했다. 2008년 4월(-2.3%) 이후 첫 감소세다. 금리 상승으로 인해 단기성 자금이 은행 등의 정기예·적금으로 빠르게 이동한 결과다.

M2에 2년 이상 장기 금융상품, 생명보험 계약 준비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Lf·평잔)은 전월비 0.1% 증가했다. 전년동월비로는 6.0% 증가해 넉 달 연속 증가세가 둔화됐다. Lf에 국채, 지방채 등을 포함한 광의 유동성(L·말잔)은 전월말 대비 0.3% 증가했다. 전년동월비로 따지면 6.7% 증가해 이 역시 넉 달 째 증가세가 둔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