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파업 권리 획득 눈앞‥車업계 연쇄 파업 현실화하나

by송승현 기자
2020.11.05 16:24:36

중노위, 기아차 노조 신청한 쟁위조정 신청 논의
`조정 중지` 결정 시 합법적 파업 가능해져
한국지엠 노조, 부분파업 이후 재차 파업 가능성 제기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기아자동차(000270) 노동조합이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권리 획득을 눈앞에 두면서 자동차 업계의 연쇄 파업이 현실화했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기아차 노조의 쟁위조정 신청에 대한 결정을 내린다. 만일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린다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파업권을 획득한 노조는 언제든 합법적인 파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중노위 결정이 난다고 해서 곧바로 파업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며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 원 인상에 영업이익 30%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현대자동차(005380) 노조 경우와 마찬가지로 임금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의 파업이 가시화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연쇄 파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미 한국지엠 노조는 사측의 임단협 제시안에 반발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부분파업 및 잔업, 특근 거부를 한 바 있다. 이후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4일 22차 교섭테이블에 앉았지만, 또다시 결렬된 상태다.



한국지엠 노조가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사측의 2년을 주기 임단협에 나서는 안과 부평2공장에 대한 미래방안 부제다. 반면, 사측은 매년 반복되는 노사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극복해야 한다며 2년 주기 안을 고수하고 있다. 부평2공장 미래방안에 대해서도 코로나19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에서도 구조조정이 일고 있는 마당에 신차 배정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사측과 22차 교섭이 불발되자 중앙쟁의대책위원회 비상대기에 들어가면서 추가 파업을 예고했다. 사측이 이날까지 진전된 안을 제출하지 않으면, 곧장 파업 여부와 범위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2020년 임단협이 해를 넘기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온다. 먼저 노사갈등이 극심했던 르노삼성자동차는 집행부의 임기가 끝나고 오는 9일 차기 집행부 선거에 돌입한다. 이의제기와 차기 집행부 구성 등을 고려하면 이달 말이나 제대로 된 집행부가 들어서는 만큼 연내 타결은 어렵다는 관측이다.

기아차 역시 협상이 어려운 형국이다. 같은 계열사인 현대차가 진통 끝에 노사가 임금동결로 마무리 지은 상황에서 기아차만 노사가 임금 인상에 합의하는 등 다른 결론을 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지난해에도 노사의 의견차가 극심해 파업으로 번져 해를 넘긴 전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위기가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경영 안정이 최우선인 상황”이라며 “지금은 노사가 하나 돼 힘을 합쳐야 할 때다. 현대차 노조의 임금동결 노력을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