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號 구성 일단락…與野 원내대표, 내일 첫 회동

by유태환 기자
2020.05.12 16:41:30

巨與 위상 맞게 재선 원내수석급만 3명 투입
보좌진 출신 김영진·김성원 합리적 협상 기대
김태년·주호영, 원구성 前 법안 처리 탐색전
통합당도 "상임위 통과 법안은 처리" 분위기
다만 與내부 "고용보험법은 법사위 지켜봐야"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원내지도부 구성을 일단락 짓고 대야(對野) 협상 채비를 마쳤다. 20대 국회 4년 동안 한 명씩만 뒀던 재선 원내수석부대표급을 3명 배치하는 등 거여(巨與) 위상에 맞춰 중량감을 늘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 뒤 처음으로 주재한 원내대책회의에서 재선의 전재수·조승래 의원을 선임원내부대표로 임명하는 등 원내지도부 인선안을 발표했다. 두 선임부대표는 앞서 선임된 김영진 원내총괄수석과 함께 국회 운영 전반과 관련한 전략 수립과 대야 협력, 당내 소통, 중점 과제 관리 등의 역할을 할 예정이다.

또 기존 박성준·홍정민 원내대변인에 이어 강선우·김영배·김회재·문진석·신영대·이소영·이성만·이용빈·임호선·허영·홍성국 21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을 원내부대표로 추가 인선했다. 김 원내대표는 더불어시민당과 합당이 완료되면 추가로 비례대표 초선 의원들을 부대표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라 여당 원내지도부는 약 20명에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원내대표는 비공개회의에서는 신임 부대표들에게 “엄중한 시기이니 책임감 있게 절박한 심정으로 일해달라”며 “결국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라 열심히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더불어시민당과 합쳐 177석이라는 과반 의석을 이끌어야 하는 점을 언급하며 “천군만마를 얻었다”면서도 “조금 겁도 난다”고 개인적인 심경도 전했다고 한다.

김 원내대표는 13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첫 공식 회동을 갖고 원포인트 본회의 등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주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당선 직후인 지난 주말부터 부친상을 치르느라 김성원 원내수석과 최형두·배현진 원내대변인 등 일단 핵심 보직만 내정해 놓은 상태다.



김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17대 국회 입성 동기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다른 접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실무협상을 담당하는 김영진 원내수석과 김성원 원내수석은 모두 의원 보좌진 출신으로 “합리적인 협상을 기대해도 좋지 않겠냐”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이 둘은 이날 오전 7시 회동을 갖고 20대 국회의 남은 법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다음주 개최할지 협의했다. 구체적인 내용이나 날짜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원내대표 선에서 마지막 국회 일정과 처리 안건 협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한 만큼 일정 부분 본회의 개최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오는 15일로 회기가 끝나는 4월 임시국회에 이어 추가로 임시국회가 열리면 n번방 방지 후속 법안(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전날 환경노동위원회 문턱을 넘은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안’ 등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을 중심으로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문희상 국회의장 측도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원포인트로라도 임시국회를 소집하면 16일부터 29일까지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며 “양당이 국민들에게 약속한 법안들을 처리 못 해서 폐기하면 21대 국회에서 논의가 더 길어지니 본회의는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사위 소속의 한 통합당 의원 역시 통화에서 “본회의 합의가 되면 법사위는 한 번 더 열어야 한다”며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은 여야 상임위 간사 간 합의가 된 사안이니 원내지도부에서 문제 제기가 없으면 통과되지 않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통화에서 “법사위원들이 조금 더 원칙주의라 고용보험법은 야당 입장이 환노위와 다를 수 있다”며 “본회의 일정이 잡히면 법사위를 열고 상정은 하겠지만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한다”고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를 나타냈다.

여야 원내대표 간 20대 국회 마지막 법안 처리 논의는 21대 국회 전반기를 좌우할 원구성 협상을 앞두고 펼치는 탐색전 성격이라는 평가다. 김 원내대표도 본격적인 여야 협상에 앞서 이날 잇달아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국회 개원을 무기로 야당의 발목잡기나 트집 잡기에 끌려가는 것을 국민들이 바라겠느냐”며 상임위원장 본회의 표결 선출 강행 가능성에 대해 “배제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놨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