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아프리카돼지열병 가격 영향 아직 제한적”
by김형욱 기자
2019.04.23 17:09:37
“현 돼지고기 가격 상승은 국내 소비 증가 때문”
“국제 가격 상승폭 커지면 수급안정 대책 추진”
| 지난 3월20일 농촌진흥청 후생식당에서 돼지고기를 활용한 점심 식단이 제공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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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주변국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이 국내 돼지고기 가격에 끼친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라며 필요하면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23일 밝혔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올 2월 평균 지육 1㎏당 3143원에서 4월 1~10일 평균 4564원으로 2개월 만에 40% 이상 올랐다. 이에 일각에선 중국 등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하면서 수입 돼지고기가 줄었고 이에 국산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농식품부는 그러나 최근 가격 상승이 가팔라 보이는 건 기저효과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돼지 사육마릿수 증가와 연말연시 회식문화 변화(감소)로 최근 5년 평균 도매가격 4523원보다 낮은 3000원대 초중반이었다”며 “3월부터 개학과 행락철 소비 증가로 상승하며 오르긴 했지만 4월 1~10일 평균 도매가격 4564원도 과거 5년 4월 평균가격 4577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2에는 가격이 4297원까지 다시 내리며 4월 평년 평균보다 오히려 6.1% 낮은 수준이란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삼겹살 전국 평균 소비자가격도 마찬가지다. 올 2월 100g당 1684원에서 4월 중순 1905원으로 오르기는 했으나 2월 가격이 평년보다 낮았던 것이지 4월은 평년(1896원)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소비 증가로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기는 했으나 평년과 비교해서는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가격”이라며 “중국 등 주변국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영향은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8월 중국을 시작으로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로 확산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따른 국내 돼지고기 가격 상승 우려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올 연말 중국 내 돼지 사육마릿수 전망치(약 3억5000만마리·미국 농무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전역으로 퍼진 탓에 전년보다 18% 줄었다. 올해 중국 내 돼지고기 생산량도 4850만톤(t)으로 전년보다 10% 감소 전망이다. 수요 부족을 메우기 위해 수입량(220만t)은 41%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소비처인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이 늘면 자연스레 국제 돼지고기 가격은 오른다. 이렇게 되면 돼지고기 소비 수요의 30%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18일 ‘최근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 증가에 따른 국내 영향 분석’ 리포트에서 “돼지고기 수입 여건이 원활치 못해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면 소비 위축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내 돼지고기 생산량 증대로 가격 급등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발생 땐 상당한 차질이 우려되는 만큼 차단방역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방역을 강화하고 있고 주변국 확산에 따른 세계 돼지고기 수급·가격 변동상황도 계속 점검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적절한 가격 안정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개호(오른쪽 3번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올 2월25일 인천공항에서 현장 검역 관계자로부터 불법 휴대 축산물 실태를 보고받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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