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2심 첫 재판…檢 "위력 간음 좁게 봐" Vs "진술 배척 타당"

by송승현 기자
2018.11.29 16:43:56

첫 공판준비기일, 안 지사 출석 안 해
檢 "1심 ‘위력에 의한 간음’에 대해 협소하게 판단"
피해자 진술 檢 "증거 많다" vs 안 지사 측 "배척 당연"
피해자 측 "비공개 재판 원해"

자신의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자신의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과 안 전 지사 측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29일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홍동기)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안 전 지사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심리에 앞서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의 입장과 쟁점을 정리하고 심리 계획을 세우는 절차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안 전 지사는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검찰은 1심 재판부의 판결과 절차 진행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검찰은 “1심 재판부가 법원이 지금까지 일관된 기준으로 판단해오던 ‘위력에 의한 간음’에 대해 협소하게 판단했다”며 “또 피해자 진술에 대해서도 배척했는데 신빙성을 입증할 증거가 많았음에도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1심 재판부가 절차 진행을 미숙하게 해 피해자에 대한 심각한 2차 피해가 일어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 전 지사 측은 “1심 재판부가 위력을 좁게 해석했다고 하는데 위력행사와 관련해서는 유·무형적이든 행사돼야 인정되고 이로 인해 피해자의 성적자기 결정권 침해까지도 일어나야 한다”고 반박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관해서도 “재판부는 안 전 지사와 김지은씨와의 언행과 태도 등 종합해서 진술을 배척한 것이라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안 전 지사 측은 또 “안 지사가 도덕적 비난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범죄로 인정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로 원심의 판결은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과 피해자 김씨 측은 1심 재판에 이어 항소심 재판도 비공개 재판을 원한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 측은 1심과 마찬가지로 재판부의 의견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검토 후 결정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7일 오후 2시 30분에 준비기일을 한 번 더 열기로 했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수행비서인 김씨를 지난해 7월29일부터 올해 2월25일까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각각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