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보험 시장 키운다…참조순보험요율 산출(종합)

by김경은 기자
2018.08.02 16:36:54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국내 손해보험업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국내 펫보험 시장 확대의 첫 단추가 끼워졌다. 보험개발원은 반려동물의 질병과 상해 등을 보장하는 펫보험 요율 산출을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

보험개발원이 산출한 반려동물보험 참조순보험요율에 따르면 담보조건이 보다 세분화돼 상품구성이 다양해질 전망이다. 치료비(연령별), 사망위로금, 배상책임 등이 가능한 종합보험은 물론 피보험목적물을 확대해 반려견은 물론 상품 출시가 많지 않았던 반려묘에 대한 보험 출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보상비율은 50% 및 70%이고, 자기부담금은 1만~3만원선이다. 특정질병 치료비 추가 담보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수술 1회당 150만원(연간 2회한도) 보장, 입원 또는 통원 1일당 15만원(입ㆍ통원 각 연간 20일 한도)를 기본담보(4세 치료비, 순보험료 기준)로 하면 보험료는 반려견 25만2723원, 반려묘 18만3964원을 내야 한다. 보험사들이 개발원의 참조요율을 바탕으로 상품을 출시할 경우 월보험료는 2만원선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펫보험은 롯데손해보험의 ‘롯데마이페보험’, 삼성화재의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 현대해상의 ‘하이펫애견보험’ 등이 있다. 하지만 보험료 부담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보장 수준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려견의 주요 질병인 △심장사상충을 포함한 예방접종이 필요한 질병 △임신·출산 △중성화수술 △치과 진료 △슬개골 탈구 등은 보험적용 대상에서 빠져 있다.



보험사들은 반려동물 등록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개체식별이 쉽지 않고, 동물병원마다 진료 수가가 천차만별인 탓에 손해율 관리는 물론 보험료 산출도 쉽지 않다는 점을 든다. 현재 국내 반려동물보험은 연간 보험료 규모가 10억원 내외로 일본(500억엔)의 0.2%에 불과하다. 영국, 독일, 미국의 보험가입률이 각각 20%, 15%, 10% 및 일본 2~3%에 이르는 것에 비해 매우 낮다. 국내 보험사들이 신규 먹거리로 펫보험 시장을 최우선으로 꼽는 이유다.

하지만 아직 손해율 관리를 위해 정책적인 지원 등 넘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보험개발원은 “펫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해 동물병원 및 펫샵과의 협업, 채널별 보장범위와 가격구조 차별화, 진료비 청구시스템 구축 등 손해율 안정화를 기할 수 있는 접근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반려동물 인구가 늘고 관련 보험상품 개발의 필요성이 커지자 관련 상품 마련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입장이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4월 진입규제 개편 TF(태스크포스) 회의를 통해 △소액단기 보험사 △온라인 전문 보험사 △특화보험사를 키울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소액단기보험사에 별도 기준을 적용해 인가를 내고, 보험기간과 보험료가 일정 수준 이하인 곳에 대해 자본금 요건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은 진입규제 완화를 통해 보험 산업을 크게 성장시켰다. 2006년 소액단기보험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고 최소 자본금을 10억 엔에서 1000만 엔으로 대폭 내린 결과 일본의 손해보험사 ‘애니콤’은 ‘펫보험 특화 보험사’로 발돋움하면서 펫보험 시장 점유율 60%를 장악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반려동물 의료 수가제’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관련한 한국수의임상포럼(KBVP)의 연구용역 결과 및 의견 수렴을 거쳐 진료비 부담완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