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국 국경분쟁 속…대만 "이번주 방역물품 인도에 보낸다"

by신정은 기자
2021.04.29 16:03:10

대만, 중국과 인도 관계 악화된 틈 노린듯
중국도 인도에 지원의사 밝혔지만, 응답無

제임스 스타인버그(왼쪽)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15일 팔꿈치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대만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인도를 지원하기 위해 산소공급 장치 등을 보내기로 했다. 대만은 중국이 인도와 국경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외교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차오리제 대만 외교부 차관은 인도에 대해 “뜻이 비슷한 중요한 국제적 파트너”라고 묘사하고 “산소공급 장치와 기타 방역 물자는 이번주 전에 (인도에) 수송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은 정확한 물자 규모를 밝히진 않았다. 그러나 이것이 인도로 가는 첫번째 방역 물자라면서 장기적인 지원을 시사했다.

대만과 인도는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 않지만 각자 수도에 대표 사무소를 두고 있다. 대만 외교부인에 따르면 우자오셰(조셉 우) 대만 외교부 장관은 인도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사실을 알고 곧바로 지지를 표명했고, 그후 대만 내 기업들과 협의를 시작했다.

대만은 중국과 인도가 국경 분쟁으로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이같은 지원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역시 인도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함께 의료장비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이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미국 동맹국들도 지원 의사를 밝혔다. 중국 세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서란 해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인도의 필요에 따라 지원과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이를 위해 인도 측과 소통하고 있다”고 지난 23일 밝혔지만, 아직까지 인도가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27일 주최한 중국-남아시아 외교장관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중국은 이날 회의에서 인도 주변국인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 5개국에 백신 공급을 약속했다. 중국과 백신외교 경쟁을 벌여온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타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중국은 백신을 내세워 외교 영향력을 키워나가 있다. 최근 파라과이 정부는 “일부 중국 기업이나 중개인이 파라과이 정부에 대만과 단교하면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대만은 현재 파라과이 등 전세계 15개국가와 공식적으로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