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6300억 규모 사채 채무조정.."내일도 가결 기대"(종합)
by성문재 기자
2016.05.31 18:16:54
| 김충현(가운데) 현대상선 상무가 31일 사채권자 집회 종료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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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문재 최선 기자] 현대상선(011200)이 채권단 자율협약의 두번째 관문인 사채 채무재조정을 잇따라 성공하며 회생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현대상선은 남은 2개의 사채권자 집회에서도 조정안이 모두 통과될 경우 올해와 내년 만기 도래 사채에 대한 상환 부담을 해소하게 된다.
현대상선은 31일 3개의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총 6300억원 규모의 채무 재조정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본사에서 열린 177-2회차, 179-2회차 사채권자 집회는 모두 사채권자 100%가 동의했고 180회차 집회는 99.9% 찬성률로 가결됐다. 조정안은 회사채를 50% 이상 출자전환하고 잔여 채무를 2년 거치 3년 분할상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각각의 집회에서 김충현 현대상선 상무(CFO, 최고재무책임자)가 용선료 협상 진행 상황과 해운동맹 가입 계획을 설명했고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이 회사 사정에 대해 사채권자들의 이해를 구했다. 이어 안건 설명과 표결 절차로 진행됐다.
현대상선 측은 부결시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채권 회수율이 20% 미만으로 예상되지만 가결시에는 주가에 따라서 원금 회수율이 최대 100%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한 사채권자는 “집회 분위기는 좋았다”며 “어떻게 하겠나. 다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이어 “용선료 협상은 조만간 결정이 날 것이라고 설명해줬다”며 “구체적인 인하폭 언급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은 6월 1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 예정된 2개의 사채권자 집회에 대해서도 가결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이날 집회는 변수가 많아 성공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전 11시 열리는 186회차 집회의 경우 542억원의 무보증신주인수권부사채에 대한 채무조정을 다루는데 다른 집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인 사채권자가 많다는 것이 변수다. 오후 3시 예정된 176-2회차 집회의 경우 지난 3월 17일 만기 연장을 추진한 바 있으나 부결된 바 있다. 현대상선은 이후 채무 조정안을 새로 마련한 만큼 사채권자들의 동의를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충현 현대상선 상무(CFO, 최고재무책임자)는 이날 사채권자 집회가 모두 종료된 뒤 기자들과 만나 “회사가 용선료라든가 얼라이언스 가입 문제를 아직 해결 못했는데도 사채권자들께서 압도적인 찬성률로 지지를 해주셨다”며 “그런 점에 대해서 굉장히 감사드린다. 조속한 시일내 마무리 짓고 보답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반응이 좋기 때문에 내일도 가결이 되리라 믿고 있다”며 “(부채비율 감소 수준은) 출자전환하는 이들의 의사결정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확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현대상선이 이틀간 5차례에 걸친 집회에서 총 8042억원의 사채에 대해 채무조정을 완료하면 자율협약의 두번째 관문인 사채 채무재조정 문제가 완전히 풀린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협상, 사채권 채무재조정,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 등 3가지 조건을 반드시 충족시켜야 채권단 자율협약을 유지할 수 있다.
용선료 협상의 경우 지난 2월부터 석달동안 22개 해외 선주들과 줄다리기한 끝에 최근 급진전을 보이며 합의에 근접했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합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협상 결과가 나오는 즉시 채권단과의 논의를 거친 후 발표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용선료 협상과 관련해 “일정에 대해 약속할 수는 없지만 회사가 최대한 빨리 끝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만 말씀드릴 수 있다”며 “(선주측도) 빨리 끝내길 원하는데 어떤 선주 한곳에서 이견이 나오면 전체 선주들과 다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2일 정도 시간이 걸린다. 구조적인 제약으로 시일이 소요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세 합의내용은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양해를 바란다”며 “시점을 못박지는 않고 있다. 약속하기엔 무리가 있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는 6월2일 서울에서 열리는 G6 해운동맹 정례회의에서 얼라이언스 추가 편입 논의가 있냐는 질문에는 “이번 미팅은 기존 G6 하반기 운영에 대한 이야기”라며 “얼라이언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협의는 별도로 할 계획이다. 일정은 약속하기 힘들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