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자원 소진시킬 것”…미, 대러 제재 고삐 더 당긴다(종합)

by장영은 기자
2022.04.06 17:05:00

미, 대처 추가제재 6일 발표…신규투자 전면 금지
제재 대상도 확대…러 국영기업·최대 은행도 포함
러, 민간인 무차별 학살에 대한 대응…전방위 압박 강화
EU, 연간 40억유로 규모 러 석탄 수입금지 등 검토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 정부가 6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를 전면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추가 제재안을 발표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끝내라는 압박이자, 최근 보고된 민간인 학살에 대한 응징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5일 추가 제재 발표가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는 부분적으로 부차 학살에 대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데다, 민간인에 대한 학살 정황까지 드러나자 대(對)러 제재의 고삐를 더 바짝 당기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6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를 전면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대러 추가 제재안을 발표한다. (사진= AFP)


미국은 6일 러시아에 대한 모든 신규 투자를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추가 제재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이날 전했다. 기존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투자 금지에서 더 확대된 조치로, 유럽연합(EU) 및 주요 7개국(G7) 국가들과 새로운 제재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번 제재에는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 전면 금지 △러시아 금융기관 및 국영 기업에 대한 제재 강화 △러시아 정부 당국자 및 그 가족에 대한 제재가 포함된다. 추가 제재가 검토되고 있는 은행 중에는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도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미국은 이미 러시아 제2 은행인 VTB와 그 자회사에 대해 미국 은행과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고 미국 관할권 내에 보유한 자산을 동결하는 제재를 가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새로운 제재안은 러시아에 엄청난 비용을 부과해 러시아가 경제적·재정적·기술적 고립의 길로 더 나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투자 전면 금지와 금융 기관에 대한 전방위적인 제재는 러시아 경제의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타격을 주는 조치다.

젠 사키 대변인은 “우리의 가장 큰 목표는 푸틴이 전쟁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고갈시키는 것이며, 그들의 금융 시스템에 더 많은 불확실성과 어려움을 야기하는 것은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자원이 무한하지 않다”며 “심각한 손상을 주는 제재를 감안할 때 그들은 달러 보유고를 고갈시키거나,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거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되는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의 외화 표시 국채 이자 지급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미국 은행을 통한 러시아의 달러화 표시 국채 상환을 중지시킨 것이다. 미국 내 자산을 통해 국채 상환을 막음으로써 러시아의 한정된 재원이 전쟁 자금으로 투입되는 것을 막겠다는 포석이다.

아울러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최대 1억달러(약 1200억원) 상당의 군사 원조를 추가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우크라이나측에서 요청한 대(對)전차 미사일 재블린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의 두 딸도 EU 집행위의 추가 제대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사진= AFP)


EU는 별도로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도 검토하고 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날 △러시아산 석탄 수입금지 △러시아 물류 진입 금지 △올리가르히와 그 가족들에 대한 추가 제재 △양자컴퓨터·첨단 반도체 등의 수출 금지 등 러시아에 대한 광범위한 새로운 제재를 제안했다.

EU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 규모는 연간 40억유로(약 5조 3200억원)에 달한다는 게 집행위측 설명이다. 석탄 수입금지가 추가 제재로 채택된다면 EU가 처음으로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제재에 합의한 것이다. 다만,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등 주요 에너지에 대한 제재는 거론되지 않은데다 신규 제재는 27개 EU 회원국이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채택이 불투명하다.

EU 집행위가 추가 제재 대상으로 논의하고 있는 러시아 재벌과 정치인, 고위 당국자 등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우크라이나 인근 도시 부차에서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학살한 정황과 관련 미국은 유엔 인권이사회를 통해 조사에 착수했다. 러시아측은 부차 학살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조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