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본격화…성사는 ‘산 넘어 산’

by김형일 기자
2024.02.21 19:52:34

"LCC 아시아나항공 부채 인수 부담 클 것"
인수 자금 마련 위해 시 컨소시엄 구성 필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사진=아시아나항공)


[이데일리 마켓in 김형일 기자]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합병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재무구조와 매각가를 고려해 인수 의향을 철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스위스 금융기업 UBS는 최근 인수 후보군을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와 비밀유지계약서(NDA)를 배포했다. 이에 인수 의향이 있는 기관은 오는 28일까지 인수의향서(LOI)와 실사 관련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인수 후보로 꼽히는 항공사들은 대주주 지원 없이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품을만한 재정적 여력을 갖고 있지 않다. 애경그룹 계열사인 제주항공(089590)의 현금성자산은 작년 3분기 기준 3031억원으로 집계됐다.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대주주로 두고 있는 이스타항공(VIG파트너스), 에어프레미아(JC파트너스), 에어인천(소시어스PE)의 현금성자산은 지난 2022년 기준 각각 11억원, 492억원, 185억원에 불과하다.



인수 대상으로서의 매력도도 떨어졌다는 평가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매출은 항공화물운임 하락 등으로 지난 2022년 2조9891억원에서 작년 1조6071억원으로 46%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당 사업부의 기체 11개가 노후화된 점, 인력 승계가 필수라는 점은 인수의향자 입장에서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대목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체인 대한항공은 고용 승계·유지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현금성자산 5조원을 보유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가를 하향할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유럽연합(EU)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조건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승인했지만,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비용으로만 1조5000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경영정상화까지 진행하면 비용이 2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관계자는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항공사들은 전문적으로 화물사업을 영위하지 않았다”며 “1조원으로 추정되는 부채를 떠안아야 하는 것도 부담으로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희망 매각가가 5000억~7000억원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악화된 실적까지 고려하면 고평가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