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실형에 추미애 '자살골' 뭇매…尹 징계·수사지휘권 재차 도마

by남궁민관 기자
2021.07.22 16:48:17

''댓글조작'' 김경수 대법서 징역 2년 확정 받자
민주당대표 시절 秋가 단초 됐다…''자살골'' 지적 나와
법조계, 법무장관 시절 정무적 판단에도 비판 던져
"尹 징계·수사지휘권 발동 등 오히려 검찰개혁 명분 훼손"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포털사이트 댓글조작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 선고 받으면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자살골’ 논란이 연일 화제다. 김 지사가 실형을 받게 된 출발점이 추 전 장관으로부터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그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 시 주도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국면’ 및 ‘채널A 사건’ 등 수차례 수사지휘권 발동 역시 검찰개혁 명분을 오히려 훼손한 사례로 재조명 받고 있기 때문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22일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 지사가 댓글조작 혐의를 받게 된 현 상황에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추 전 장관이 단초가 됐다. 추 전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당시인 2018년 1월 포털사이트 네이버 댓글상황에 대한 당원들의 민원을 근거로 수사를 촉구하고, ‘가짜뉴스대책단’을 구성해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네이버는 서버에 대한 외부 이상 접속 징후를 발견하고 같은 달 19일, 더불어민주당은 31일 각각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 수사 결과 일명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의 실체가 드러났는데, 문제는 이들과 김 지사 간 연결고리가 확인되면서 현재의 결과에 이른 것이다.

급기야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노무현 탄핵, 윤석열 산파, 김경수 사퇴 이렇게 3번 자살골을 터트린 자살골 해트트릭 선수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정무적인 판단에 문제가 많았다고 생각을 한다”고 추 전 장관을 저격했다.

법조계에선 추 전 장관의 ‘자살골’은 이미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개혁’ 과정에서도 벌어졌다고 꼬집는다.



추 전 장관이 지난해 말 밀어붙인 윤 전 총장 징계는 법원의 집행정지 신청 인용 결정으로 사실상 불발됐고, 오히려 윤 전 총장을 차기 대선주자로 끌어올리는 역효과를 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추 전 장관의 실책은 현 정권이 내세운 ‘검찰개혁’의 명분을 ‘정치적 의도’로 희석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후임인 박범계 법무부 장관 입장에서도 검찰 인사 및 조직개편 방안 등 후속 개혁 작업에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봤다.

추 전 장관이 주요 사건들에 대한 검찰 수사에 유례없이 수차례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에 대해서도 최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총 네 차례에 걸쳐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는데, 이중 ‘채널A 사건’과 ‘한명숙 전 총리 재판 모해위증 교사 의혹’은 결국 성과 없이 마무리되며 무리한 결정이었다는 지적이다.

채널A 사건과 관련 추 전 장관은 사실상 ‘검언유착’을 기정 사실화하며 윤 전 총장의 최측근 한동훈 검사장을 겨냥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지만, 1심 법원은 지난 16일 이에 연루된 기자들에 무죄를 선고하면서 오히려 ‘권언유착’ 의혹으로 불이 번지는 양상이다. 추 전 장관은 한 전 총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지난해 6월 윤 전 총리에 배당 관련 지휘·감독 권한을 행사하며 사실상 수사지휘권을 발동했고 박 장관이 이어 올해 3월 재차 수사지휘권을 발동했지만, 결국 대검찰청은 모해위증 교사 의혹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수사지휘권은 법치주의에 문제가 생긴 경우, 즉 인권에 관한 사항에서 발동하도록 확립된 것”이라며 “검찰 수사의 독립성을 가장 나서서 확보해야 하는 법무부 장관이 이같은 수사지휘권을 정치적 판단에 따라 남용한다면, 검찰개혁 명분을 오히려 훼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