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욕하고 윤석열에 ‘물러나라’… 180석에 취한 민주당
by이정현 기자
2020.04.21 16:12:17
총선 승리 일주일도 안돼 쏟아지는 여당발 논란
어기구 욕설 논란 이어 우희종·최강욱 입놀림 눈총
‘낮은 자세’ 요구한 이해찬 군기잡기 안 통하네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4·15총선에서 180석을 가져오며 대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 설화로 시끄럽다. 당지도부가 “자중하라”는 메시지를 내놓았음에도 소속 의원이 유권자에 욕설을 하고 비례위성정당 대표가 SNS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등 엇박자를 낸다. ‘선거에 이기니 오만해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충남 당진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한 어기구 민주당 의원은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유권자와 논쟁을 벌이다 욕설을 했다는 주장에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자신을 유권자라 밝힌 아무개 씨가 어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20일 인터넷에 공개하면서다. 이에 따르면 어 의원은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정부안인 소득 하위 70%만 지급하라는 유권자의 메시지에 “당신이 대통령하라”고 답했다. 이후 논쟁이 이어지자 “X자식이네” “유권자가 유권자다워야지”라고 비난했다. 어 의원은 논란이 커지고 있음에도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21일 오후 현재 어 의원의 휴대폰은 꺼져 있다.
민주당발 설화로 인한 논란은 4·15총선이 끝난 이후 계속해서 이어지는 중이다. 민주당의 위성정당 역할을 했던 더불어시민당의 우희종 대표는 지난 16일 윤 검찰총장에 “촛불시민의 힘이 여의도에서 당신의 거취를 묻고 있다”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당신은 이제 어찌할 것인가”라 물었다. 국가보안법 철폐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여당이 승리했으니 물러나라는 것으로 읽힌다. 김용태 미래통합당 의원은 “하늘을 찌르는 오만방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이 선을 긋고 있음에도 친문정당을 자처해 3석을 가져온 열린민주당 역시 180석 대승에 숟가락을 올렸다. 변호사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 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는 2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윤 총장의 지시에 따른 ‘정치적인 기소’를 당했다며 “정작 법정에 서야 할 사람들은 한 줌도 안 되는 검찰정치를 행하고 있는 검사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시민들의 심판은 (4·15총선으로)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당선됐으니 국민이 ‘무죄’라 판결했다는 것이다. 그는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것에 대해서도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들뜬 분위기 속에 이해찬 대표는 연일 ‘자중하라’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군기를 잡아 당의 분위기를 누르려는 것인데 쉽지 않다. 선거 직후 “더 겸손하게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데 이어 20일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이만한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