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훈길 기자
2015.06.25 19:36:31
"음란물로 판명나야 처벌..''은교''는 19세 관람가일뿐"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의 합헌으로 교복을 입은 여배우가 등장한 영화 ‘은교’의 처벌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청법 소관부처인 여성가족부(여가부)는 음란물이 아닌 해당 영화에 대해 법적 처벌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재련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25일 “현행 아청법은 성인이 아동·청소년으로 묘사돼 성적 행위를 하더라도 음란물로 최종 판명이 나야 처벌하게 돼 있다”며 “‘은교’는 19세 이상 관람가일뿐 음란물이 아니기 때문에 아청법으로 처벌할 순 없다”고 말했다.
현행 아청법(제2조 제5호)은 “음란물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 등장해 성적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2013년 6월부터 해당 조항에 ‘명백하게’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아동·청소년의 성적행위에 대한 음란성은 작품 전체의 취지, 각 장면의 연결성, 문학·예술적 가치를 두루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오늘 위헌법률 심판에 오른 영상물은 성인 컴퓨터 전화방에서 상영된 것으로 은교와 비교할 수 없는 하드코어 음란물”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김 국장은 “사람이 등장하는 경우보다 가상 캐릭터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 훨씬 더 선정적이고 위험성이 크다”며 영화보다 애니메이션에 대해 보다 엄격하게 법 적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헌 판결 이후 여가부는 음란물에 대한 처벌을 규정한 형법(243조), 외국의 관련 법 등을 현행 아청법 규정과 비교해 개선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25일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성인이 등장하는 음란물을 소지한 사람도 처벌하는 아청법 제2조 제5호 등을 놓고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아청법 조항에 따라 아동·청소년을 이용한 음란물을 처벌하는 건 죄형법정주의와 명확성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라며 “이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으므로 헌법에 위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