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계좌 한 번에 조회…최저생계비 입증 쉬워진다

by정민주 기자
2026.09.29 12:00:06

30일부터 은행별 순차 시행…10월 중 15개 은행으로 확대
숨김계좌까지 조회 가능…소비자 입증자료 제출 부담 완화

[이데일리 정민주 기자] 여러 은행에 흩어진 계좌 잔액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최저생계비 조회용 계좌통합조회서비스’가 시행된다. 대출금과 예금을 상계하는 과정에서 최저생계비 상당의 예금을 입증해야 하는 소비자가 은행권 전체 계좌를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그동안 법원 판결문 등을 요구받았던 소비자의 입증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최저생계비 조회용 계좌통합조회서비스를 시행한다.(사진=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과 금융결제원은 30일부터 ‘최저생계비 조회용 계좌통합조회서비스’를 은행별로 순차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전체 15개 취급은행의 대고객 업무는 10월 중 완료될 예정이다.

최저생계비 확인이 필요한 금융소비자가 취급은행을 방문해 계좌통합조회를 신청하고 동의하면 은행이 금융결제원에 조회를 요청한다. 금융결제원은 각 계좌 개설기관에 조회를 요청하고 회신받은 결과를 다시 취급은행에 전달한다. 은행은 이를 고객에게 안내하고 대출 상계 등의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서비스는 기존 금융결제원의 ‘내계좌 한눈에’와 달리 숨김계좌도 조회 대상에 포함한다. 숨김계좌는 본인인증 수단을 확보한 타인에게 계좌가 노출되지 않도록 설정한 계좌다.



그동안 대다수 은행은 자행 대출과 예금을 상계하면서 상계가 금지되는 최저생계비 상당 예금의 입증자료로 법원 판결문을 요구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24년 판결에서 금융결제원의 계좌조회 내역과 예금계좌 입출금 내역 등으로도 최저생계비 해당 여부를 입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이를 반영해 입증자료를 확대하고 절차를 간소화했다.

30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는 은행은 부산·경남·광주·전북·기업·산업·카카오뱅크 등이며 국민·우리·하나·신한·iM·농협·수협 등은 10월 중 시행한다. 최저생계비를 상계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은행도 자율적으로 취급기관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금융회사는 고객의 신청과 동의를 받은 경우에만 계좌를 조회할 수 있다. 대출 약정 시점 등 최저생계비 확인이 필요하지 않은 때 미리 동의를 받아두는 것도 불가능하다. 조회 결과에 숨김계좌 정보가 포함된다는 사실도 고객에게 안내해야 한다.

계좌통합조회 결과만으로 최저생계비 여부가 판단되지 않을 경우 거래내역 등 추가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또 현재 조회 대상은 은행권 계좌에 한정돼 제2금융권 잔액 확인을 위해 기존 ‘내계좌 한눈에’ 조회 결과 등을 추가로 요구할 수 있다.

금감원은 은행권의 최저생계비 입증 기준과 업무처리 절차가 일관되게 적용되는지 점검하고, 금융결제원과 함께 조회 대상을 제2금융권까지 확대하는 방안과 비대면 신청절차 확대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