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서민 살림에…카드빚 반 년새 2000억 늘었다
by김국배 기자
2024.09.25 18:50:07
서민 급전 창구 '카드론' 연체 2.4조, 6개월새 550억↑
카드론에 카드대금까지 합하면 연체액 2000억↑
카드론 연체액 증가속도 '은행' 빨라…"위험 관리 시급"
강훈식 "서민 살림 팍팍해져…금융당국 대책 마련 촉구"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서민들의 대표 급전 창구인 카드론의 연체액이 반년 새 550억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를 쓰고 갚지 못해 연체한 금액까지 합하면 2000억원에 달한다. 서민들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면서 신용카드 관련 대출 연체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이데일리가 국회 정무위원회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신용정보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카드론 연체액(5만원 이상 3개월 이상 연체)은 2조 4105억원으로 작년 말(2조 3549억원)보다 556억원(2.4%) 늘어났다.
이 금액은 2020년 말 2조 3022억원을 기록한 뒤 이듬해 말 2조 1989억원으로 소폭 줄었으나 이후 꾸준히 증가해 올 상반기엔 2조 40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연체자 수도 4000명 늘어 18만 7000명이 됐다. 같은 기간 카드대금 연체액도 3조 3390억원에서 3조 4737억원으로 1347억원이 불었다.
중·저신용자의 급전 창구로 통하는 카드론은 평균 금리가 연 14%를 넘는 대표적인 고금리 상품이지만 작년 12월 이후 8개월 연속 잔액이 늘며 역대 최고치를 매달 갈아치우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며 8월 말 기준 9개사의 카드론 잔액은 41조 830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 41조 2266억원에서 또다시 늘어난 것이다.
카드대금과 카드론 연체액이 늘면서 카드사의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미 전업 카드사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1.69%로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업권별로 보면 카드업계 카드론 연체액 규모가 훨씬 크지만 증가 속도는 은행권이 빠르다. 카드업계 카드론 연체액은 작년 말 2조 1292억원에서 올해 6월 2조 1602억원으로 1.5% 정도 증가했지만 은행권 카드론 연체액은 같은 기간 12.5% 커졌다. 2021년 말부터 보면 각각 8%, 24.6% 증가했다. 카드대금·카드론 연체액을 합친 금액은 반년 동안 카드업계(5조 280억원)과 은행권(5972억원) 각각 2.4%, 8.6% 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카드사업을 분사한 은행 제외)은 지난 6월 말 3.1%를 기록했다. 작년 6월 말 2.5%에서 1년 만에 0.6%포인트 오른 것이다. 지난 5월엔 3.4%까지 오르는 등 올해 들어 3%를 넘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앞으로 카드사 건전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며 “특히 은행권 카드론 연체액 증가율이 상당히 가팔라 카드론 위험 관리가 시급하다. (카드론) 대환 대출을 통해 연체 채권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신용카드 대금이나 카드론 연체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는 것은 서민의 삶이 어렵다는 방증이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금융당국을 상대로 대책 마련을 촉구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