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인천상륙작전 시가행진 주민동원 강제성 논란

by이종일 기자
2024.09.10 16:38:17

시민단체 "관제 동원 주민 부담"
인천시 "협조 요청, 강제성 없어"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시가 인천상륙작전 기념 시가행진을 추진하며 주민단체 등을 동원해 강제성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인천시와 시민단체에 따르면 인천시는 11일 오후 2시30분~오후 4시 동인천역에서 출발해 인천축구전용경기장까지 인천상륙작전 74주년 기념 시가행진(1.4㎞)을 진행한다.

인천시가 주민단체 등에 제시한 인천상륙작전 시가행진 위치도. 주요 길목에 단체별로 50~100명씩 집결하는 사항이 표기돼 있다. (자료 = 인천평화복지연대 제공)
이 행사를 위해 시는 군부대에 시가행진 참여를 요청했다. 또 한국자유총연맹 인천시지부 등 관변단체 3곳과 주민자치회, 의용소방대, 자율방범대에 100명씩 특정 거리에 나와서 시가행진 응원에 참여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성명을 통해 “인천시는 평화도시 정책 방향에 역행할 뿐 아니라 군사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주민동원 방식의 전쟁 기념행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인천시가 단체에 참여 협조를 요청했다고 하지만 100명씩 주민 강제 할당을 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인천시가 1980년대 군사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관제 동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천상륙작전 행사는 해결되지 않은 월미도 원주민 폭격사건과 귀향문제, 역사적 재평가, 한반도 정세 불안 가중 등 시민의 안녕에 걸림돌이 된다”며 “인천시민은 전쟁을 관광상품화하고 승전 퍼레이드를 하는 것보다 평화와 민생을 위해 혈세가 쓰여지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 관계자는 “인천시가 주민단체 등에 행사 참여 인원을 제시하면 단체에서 부담이 커진다”며 “협조하지 않으면 인천시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에 강성옥 인천시 대변인은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평화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시가행진의 원활한 진행과 현장 혼잡 등 상황 관리를 위해 유관단체들에 협조 요청을 한 사항으로 할당 인원과 위치 선정 등의 강제성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마치 80년대 관제동원인듯 상황을 호도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