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아끼려 1시간반 걷던 내 딸...억울하다" 제주 살인사건 청원
by박한나 기자
2020.09.07 16:53:00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지난달 30일 제주도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이 계획 살인이라는 주장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됐다.
| 지난달 31일 제주시민속오일시장 뒷편 이면도로 인근으로 출동한 경찰이 현장을 보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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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일장 인근 밭에서는 귀가하던 30대 여성 A씨를 20대 남성 B씨가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 B씨(28)는 피해 여성 A(39)씨의 돈을 뺏으려고 했지만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자신을 피해여성 A씨의 아버지라고 밝힌 누리꾼은 피의자의 계획 살인을 주장하는 청원 글을 지난 4일 썼다.
청원인은 “제 딸은 편의점에서 주말도 쉬지 않고 매일 5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했다. 집에서 편의점까지는 걸어서 약 1시간 30분 걸리는 거리”라며 “사건 후 알게 됐지만 버스를 이용하면 교통비가 많이 들어 그 비용이라도 반으로 줄여 저축하기 위해 눈이나 비가 안 올 때는 걸어서 퇴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그래도 1t 탑차를 소유하고 택배 일도 했다는데 일이 조금 없다고 그런 끔찍한 일을 할 수가 있나”라고 했다. 그는 “막노동만 해도 하루 일당으로 일주일을 생활할 수가 있을 것 같다”며 “하물며 교통비를 아끼며 출퇴근하는 여성을 뒤따라가 가지고 있던 흉기로 살인을 했다는 것이 너무도 억울하고 계획적인 살해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CC(폐쇄회로)TV 화면상 자기 차로 그 넓은 오일장을 3바퀴 정도 돌며 지나가던 제 딸을 보고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범행을 했다”며 “ 성폭행도 하려다가 내 딸이 심한 반항을 하니까 흉기로 수차례를 가한 것 같다”고도 했다.
끝으로 “착하게만 살아온 제 딸에게 이런 일이 생기게 된 것에 대하여 한이 맺히고 억울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며 “5일 동안을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다가 온 국민들께 호소드리면서 국민 청원에 문을 두드리게 됐다”고 호소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일 올라온 ‘귀가하던 여성을 뒤따라가 살해한 제주 20대 남성의 신상공개와 엄정한 수사를 촉구합니다’라는 국민청원도 피의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이 청원에는 7만여 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피의자는 ‘생활고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지만 그는 피해자의 휴대전화와 지갑 안의 신용카드와 현금 1만원을 가지고 달아났다”며 “피의자는 택배 일을 했던 사람이다. 자신의 탑차를 몰고 제주 시내 일대를 돌아다니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고 했다.
청원인은 “부디 모두가 관심을 갖고 공론화가 되어 피의자에 대한 신상공개와 엄정한 수사가 이루어지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피의자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돈이 필요해 자신의 탑차를 타고 시장 일대를 배회하던 중 호박밭 옆 도로에서 홀로 걷던 피해자를 보고 접근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B씨에게 격렬히 저항하며 몸싸움을 벌였지만 결국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