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열차로 러시아 찾을 듯..20여시간 대장정
by김영환 기자
2019.04.22 17:05:58
직선거리 700km 비행기로 1시간 반 거리지만 열차 택할 듯
1100km 이상 육로 이동..김정일이 2011년 지났던 길
| 8년 만에 열리는 북러 정상회담을 앞둔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의 모습.(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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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김정일 국방위원장 이후 8년만에 북러 정상회담에 나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열차를 이용해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약 20~24시간이 걸리는 여정이어서 23일 평양 출발이 유력하다.
22일 외신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지난 2차 북미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열차를 이용해 북한 내륙을 관통, 함경북도의 나진을 거쳐 바로 러시아로 들어가는 루트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2011년 러시아를 방문했을 당시 지나갔던 길이다.
더욱이 이 노선 위에는 김 위원장이 방문할 것으로 점쳐지는 러시아·조선 우호의 집이 위치해 있다. ‘김일성의 집’으로 불리는 곳으로 김 위원장으로서는 방러 한 번으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향수를 일으키면서 집권 2기 정통성 확보를 단번에 도모할 수 있다.
평양에서 블라디보스토크 간 열차 구간은 약 1100킬로미터로 10시간에서 15시간 정도 쇼요가 예상되는데 이미 베트남까지 66시간의 열차 이동을 경험한 김 위원장으로서는 비교적 짧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당시 중국 난닝에서 담배를 피우던 모습이 포착되면서 경호 공백을 느꼈던 만큼 이번에는 단번에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북한과 러시아의 철도 궤가 달라 바퀴를 교체하기 위해 수시간의 정차가 필요하다.
김 위원장의 의전·경호를 총괄하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의 동선과 블라디보스토크 현지의 교통·호텔·인원 등 통제 상황을 보면 김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 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24일 만찬 및 25일 회담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장소다. 김 위원장은 26일까지 블라디보스토크에 체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태평양함대 시설 △마린스키 발레단 극장 △프리모르스키 아쿠아리움 등을 방문할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찾았던 제빵 공장이나 쇼핑센터 등에서 경제 시찰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유학생과의 만남, 시내 관광 등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