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3곳 이륙에 혼잡해진 하늘길…항공株 날개 꺾이나

by이슬기 기자
2019.03.06 15:55:58

과당경쟁 우려에 LCC·FSC 항공株 동반 하락
기존 상장사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과도한 우려는 지양…항공株 옥석가려야"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신규 저비용항공사(LCC)로 3곳이 선정되면서 과당경쟁 우려로 항공주들의 날개가 한풀 꺾였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저가항공사 간 경쟁 심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하는 한편, 거점공항 3년 유지의무 등을 들어 기존 항공주들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도 내다봤다.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LCC 업체인 제주항공(089590) 티웨이항공(091810)은 전날 대비 각각 2.89%, 4.32% 내린 3만 7000원, 8190원에 장을 마쳤다. 진에어(272450) 에어부산(298690) 역시 전날 대비 0.24%, 1.63% 내린 2만 700원, 45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020560) 역시 덩달아 약세를 보이며 전날 대비 0.84% 내린 4155원에 장을 마쳤다. 또 다른 FSC인 대한항공(003490) 만이 항공주 중에서 유일하게 상승, 전날 대비 0.14% 오르며 3만 58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5일 국도교통부가 플라이강원과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항공에 신규 항공면허를 발급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신규 사업자가 선정된 것은 지난 2015년 에어서울이 탄생한 이후 약 4년 만이다. 국토부가 예상보다 많은 3곳에 신규 면허를 내주면서 국내 여객 항공운송 사업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FSC 2곳과 LCC 9곳 등 총 11곳으로 늘어났다.

신규 항공운송면허가 한꺼번에 세 곳이나 늘어나면서 시장에선 과당경쟁 우려가 번졌다.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하면서 운임 경쟁이 치열해지고 일부 업체의 경우 실적 악화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7월 이후 대부분 LCC들의 편당 승객수가 전년 동기대비 줄어들면서 많은 국내 LCC들은 가격을 낮춰서라도 좌석을 채우는 것이 이익인 상황”이라며 “경기둔화와 원화 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여행수요가 둔화되는 한편 항공사들의 공급이 늘어 신규 LCC들의 면허 발급은 이러한 경쟁양상을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상장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신규 항공사는 향후 3년간 각자의 거점공항발 노선만 취항이 가능한데 플라이강원은 외진 양양공항이 거점이고, 에어로케이는 비교적 가까운 청주공항이 거점인데 이마저도 기존 상장사들의 청주 익스포져가 1% 미만으로 극히 낮다”며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2020년 하반기부터 취항을 시작하는데 이 때까지 인천공항에 경쟁력 있는 슬랏(SLOT·항공기 이착륙 허가시간)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낮아 단·장기적 영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과도한 우려는 지양할 필요가 있지만 수위권 업체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면허 발급은 2년 내 노선 취항에 실패할 경우 취소가 가능하다는 등의 조건이 붙어 있는 데다 올해도 국내 LCC들의 공격적인 기단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취항 직후 안정화 작업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신규 항공사 공식 취항 시점부터 탑승률(L/F) 확보를 위한 가격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경쟁구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업체에 집중할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높은 원가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규모의 경제 달성을 통한 추가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되는 제주항공이 단거리 노선 내 경쟁에서 가장 유리할 것”이라며 “FSC 중에서는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를 통해 미주 노선 경쟁력이 한층 제고된 대한항공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